국내 주요 유통기업이 추진 중인 햄버거 사업의 확장 전략은 다르다. SPC그룹은 쉐이크쉑의 해외 영업권을 통해 글로벌 영토를 확장 중이다. 파이브가이즈와 노브랜드버거는 국내에 집중하는 구조다.
파이브가이즈와 노브랜드버거의 경우 해외 사업 진출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힌 이력은 없다. 다만 향후 글로벌 확장 측면에서는 노브랜드버거가 조금 더 유리한 상황이다. 노브랜드버거는 신세계푸드의 자체 브랜드인 만큼 파이브가이즈의 ㈜에프지코리아와 달리 별도의 영업권을 확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쉐이크쉑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진출 SPC그룹과 미국 쉐이크쉑 엔터프라이즈(Shake Shack Enterprise)가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2015년 12월이다. 당시 SPC그룹은 오너 3세 허희수 부사장의 주도로 쉐이크쉑의 국내 사업 운영권 계약을 이뤄냈다.
이후 SPC그룹은 2025년까지 25개점 개점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는 올해 3월을 기준으로 조기 달성하기도 했다. 2023년 12월 기준으로는 전국 2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일에는 브랜드 운영 효율화 등을 위해 파리크라상의 한국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빅바이트컴퍼니'를 설립하기도 했다.
쉐이크쉑 브랜드가 국내에 안착했다고 판단한 SPC그룹은 현재 해외 시장 공략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자체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 본사로부터 해당 국가의 사업 운영권을 획득해 진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해외 사업권 획득은 SPC그룹이 지난 2015년 이후 사업 역량과 품질 관리, 서비스 등의 전문성을 본사로부터 인정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는 SPC그룹이 전 세계 쉐이크쉑 파트너사 중 유일하게 햄버거 빵을 자체 생산해 사용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12월을 기준으로 SPC그룹이 해외 사업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국가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2곳이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각각 지난 2018년 10월과 2022년 1월에 미국 본사와 사업 운영권 계약을 맺었다.
싱가포르 등은 모두 SPC그룹의 현지 법인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파리크라상의 100% 자회사다. 이를 통해 싱가포르 법인은 올해 12월 기준으로 10개 점포를 관리하고 있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 법인은 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4년 상반기 중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노브랜드버거·파이브가이즈 '해외사업' 가능성은 글로벌 진출 측면에서 노브랜드버거와 파이브가이즈는 쉐이크쉑과 대비를 이룬다. SPC그룹은 쉐이크쉑의 해외 사업 운영권을 확보하며 글로벌 확장에 적극적이지만 파이브가이즈 등은 국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파이브가이즈의 경우 올해부터 사업이 본격화된 만큼 시기적으로도 해외 진출은 이르다는 게 업계 평가다.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자체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 본사로부터 해당 국가에 대한 운영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 관리 역량 등을 증명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파이브가이즈는 현재 목표인 15개 점포를 향후 5년 내 오픈하는 게 현실적인 상황이다. 이를 통해 사업의 안정성과 경영 능력, 품질 관리 등을 미국 본사로부터 인정받은 후에 해외로 진출해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신세계그룹의 노브랜드버거 역시 국내 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파이브가이즈와 비교해 해외 진출의 벽은 낮다. 파이브가이즈와 달리 노브랜드버거는 신세계그룹 내 계열사 신세계푸드의 자체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 입장에서는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경우 법인 설립 또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Master Franchise)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파이브가이즈나 쉐이크쉑처럼 본사로부터의 별도 허가가 필요 없는 만큼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은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다만 노브랜드버거 역시 글로벌 진출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신세계푸드가 현재 노브랜드버거를 국내 대표 버거 프랜차이즈로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버거의 메뉴와 마케팅 등을 내수 시장에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