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기업집단 톺아보기

'AI 핵심' 네이버클라우드, 시설투자 확대에 빚도 급증

⑤매출 1조 돌파, 영업현금 연평균 3000억…캡티브 의존, 자생력 관건

원충희 기자  2023-12-05 15:28:13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최근 빅테크들의 주요 결전장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사업이다. 챗GPT로 대변되는 생성형·초대형 AI가 부각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보관, 관리하고 가용할 수 있는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그룹에선 네이버클라우드가 이 같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작년에 1조원 넘는 매출을 내면서 네이버 계열사 중 세 손가락에 드는 실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캡티브(계열사 시장) 의존도가 큰데다 그간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에 막대한 돈을 들이면서 차입금 급증과 더불어 곳간도 크게 소진됐다.

◇네이버·라인 등 계열사향 매출이 80% 이상

네이버클라우드는 2009년 5월 네이버의 광고와 광고플랫폼사업 및 인프라 사업 부문을 떼어내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으로 물적 분할한 곳이다. 2014년 7월 검색광고와 플랫폼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해 모회사 네이버가 흡수 합병하고 IT시스템 운영과 클라우드 사업 계열사로 특화시켰다.


2020년 10월 현재 상호로 변경한 뒤 올해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와 웍스모바일, 클로바 CIC 등 B2B 사업을 이관했다. 현재는 IT인프라 운영 및 솔루션 개발을 물론 AI와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하는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현재 네이버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매년 실적이 성장해 작년에는 매출 1조132억원, 영업이익 102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실적을 냈다. 매출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고 영업이익은 1년 만에 3.9배 뛰었다. 감가상각비 등 비현금성지출을 감안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478억원에 이른다.

매출은 네이버 자회사 중 네이버파이낸셜(1조2573억원) 다음이고 영업이익(593억원)과 수익성은 훨씬 앞섰다. 네이버클라우드 실적의 특징은 80.9%가 네이버와 라인 등 계열사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가장 큰 거래처는 모회사인 네이버(6490억원)로,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의 연결종속기업(지분 100%)이라 이들 간의 수익은 사실상 내부거래다. 캡티브 매출 비중이 전년(86.8%)보다 줄긴 했으나 여전히 높다.

이는 네이버클라우드의 태생적 한계다. 네이버와 라인 등 관계기업, 기타 특수관계자 등에게 IT 인프라서비스 및 사내정보시스템 위탁운영 서비스 제공을 위해 분사된 곳이다. 클라우드나 IT 인프라는 시스템 호환성이 중요하고 기업 내부의 은밀한 정보가 다수 포함돼 있어 아무래도 계열사가 네이버에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유리하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주요 수익은 여기서 창출되고 있다.

◇CAPEX 증가로 차입금 치솟아, 현금보유량도 지속 감소

매출과 이익에서 네이버클라우드는 연평균 두 자리 수 성장을 이뤘지만 차입금의존도 역시 가파르게 뛰었다. 지난해 말 차입금 총액은 7683억원으로 전년(6254억원)대비 22.8% 늘었다. 특히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가 3176억원에서 4507억원으로 부쩍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84.5%, 단기성 차입금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단기차입금 의존도는 32.8%다.

이에 반해 작년 말 현금성자산은 835억원에 불과하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한 순차입금은 6848억원이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3781억원, 최근 3년간 연평균으로 3000억원을 웃돌고 있으나 곳간에 현금이 많지 않다.


시설투자에 돈이 많이 들어간 탓이다. 최근 3년간 유·무형자산 취득액을 합친 자본적지출(CAPEX)이 연간 2000억~3000억원을 상회한다. 2013년 CAPEX가 1175억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000억원대를 돌파한 뒤 2017년에는 2069억원을 넘었으며 2021년에는 3360억원에 이른다.

CAPEX 규모가 영업현금흐름을 웃도는 경우도 여러 번이다. 이럴 때마다 차입금이 늘었다. 차입금은 주로 신한·우리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에서 빌린 시설대금이다. 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에도 500억원을 빌리고 있다.

이는 주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에 들어간 비용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관리하는 클라우드 사업에 IDC는 필수다. 네이버는 '각'이란 이름의 데이터센터를 춘천과 세종에 두고 있다. 이제는 본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흐름(영업현금흐름)이 CAPEX를 웃돌고 있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