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장전략 차이점 중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자회사 상장이다. 적극적인 외부 투자유치와 기업공개(IPO)를 통해 빠른 속도로 가치를 끌어올린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자회사 IPO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던 중 최근에는 방계 계열사인 라인게임즈와 미국 계열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 상장에 나서면서 달라진 기류를 보이고 있다. 스노우 자회사들처럼 외부자본을 유치한 계열사들 역시 IPO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웹툰엔터, 자회사 IPO 빗장 열 첫 주자 네이버는 국내 1위 인터넷 포털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상장에는 상당히 소극적이었다.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웹툰, 웍스모바일 등 시장에서 군침 흘리는 우량 자회사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IPO 업계에는 발길하지 않았다.
일본 계열사였던 라인이 2016년 8월 일본과 미국 증시에 동시 상장하면서 글로벌 IPO 쾌거를 이뤘으나 Z홀딩스(야후재팬 모회사)와의 경영통합을 위해 2020년 12월 상장 폐지했다. 현재 네이버 그룹에서 상장사는 네이버 한곳 정도다.
네이버웹툰,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클라우드 등의 주요 자회사들은 네이버 안에 사업부가 분사한 곳이다. 유망사업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육성하다가 홀로서기 역량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별도법인으로 독립시키는 전략이다.
다만 카카오와 달리 분사와 함께 투자유치를 병행하는 사례는 드물다. 미래에셋그룹으로부터 7992억원을 투자받은 네이버파이낸셜와 스노우 계열사들이 예외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실탄부족보다 제휴를 위한 혈맹의 목적이 더 강했다. 자체 자금여력이 좋은데다 외부 투자유치에도 소극적인 탓에 IPO 니즈가 크지 않았다.
라인게임즈가 IPO 추진을 공식화하고 북미 콘텐츠 계열사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나스닥 IPO 추진을 천명한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라인게임즈의 경우 네이버의 일본 관계사 라인이 대주주이며 네이버와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다. 이를 고려할 경우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자회사 상장 물꼬를 트는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웹툰 다음 상장 후보는 '스노우' 자회사들 미국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원래 네이버웹툰은 자회사였다. 그러던 중 2020년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스토리 콘텐츠(웹툰·웹소설 등) 최상위 계열사로 바뀌었다. 내년 미국 나스닥 시장 IPO를 위한 포석이다. 라인 이후 시도되는 네이버 계열사 상장이자 해외 IPO다.
이에 따라 내년이면 네이버가 웹툰사업을 키우기 위해 들인 공이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웹툰은 2017년 3월 별도법인으로 분사했으며 2020년 8월 1일 부로 중국사업부문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 일체를 분리,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에서 국내 웹툰 사업은 '네이버웹툰(유)'이 맡고 중국사업 부문은 '네이버웹툰컴퍼니 주식회사'가 담당하게 됐다.
웹툰사업은 2021년 5월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증을 받았다. 또 그 해 11월에 400억원, 작년 2월에 190억원, 5월에 865억원 등을 추가로 수혈 받았다. 2021년 유증으로 들어온 현금은 2720억원, 지난해에는 1056억원으로 총액 3777억원 수준이다.
실탄은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에 들어갔다. 2021년에 1755억원, 지난해 1149억원 등 총 2900억원을 썼다. 작년에 1082억원을 투입한 문피아 인수를 비롯해 스튜디오엔, 클로버게임즈, 제이플미디어, 라인디지털프론티어(LINE Digital Frontier), 로커스, 리코, 네이버제트, 작가컴퍼니 등에 증자와 투자가 단행했다.
웹툰사업 이후 상장 후보로는 스노우와 그 자회사들이 거론된다. 스니커즈 등 MZ세대에 인기 많은 리셀 플랫폼 '크림'과 외국어 교육 앱 '케이크',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에 '네이버제트'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외부 투자유치에 소극적인 기존 네이버 계열사들과 달리 벤처캐피탈 투자를 열어놓고 밸류를 높인 계열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