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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SK네트웍스

입지 넓어진 유봉운 기획재무본부장의 고민은

SK네트웍스 별도법인 재무 안정화, 차입으로 사업하는 자회사 금융비용↑

김위수 기자  2023-11-28 07:48:34
SK그룹 오너가 3세인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이 SK네트웍스에 합류한 뒤 회사의 사업구조는 완전히 변화했다. 이전부터 사업형 투자회사라는 방향성에 주목해 왔는데 2019년 최 사장이 SK네트웍스로 이동한 뒤 더 구체적으로 청사진을 짜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20년 SK네트웍스는 공식적으로 사업형 투자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히며 최 사장을 사업총괄로 선임했다.

사업형 투자회사라는 비전을 밝힌 후 SK네트웍스는 철강 트레이딩 사업과 석유제품 소매판매사업과 같이 회사의 새로운 방향성과 맞지 않는 사업 및 자산들을 정리했다. 이와 동시에 전기차 충전 및 블록체인, 데이터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활동도 병행했다. 3년간의 사업재편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사업형 투자회사' 체제, CFO 역할 확대

SK네트웍스가 사업에 변화를 주며 크게 영향을 받은 곳 중 하나로는 재무관련 업무를 맡는 부서가 있다. 자산 매각이 이어졌고 신규 투자로 현금 유출이 빈번하게 일어났던 만큼 재무관리의 중요성이 커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실시된 조직개편을 통해 정식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책을 만들고 유봉운 기획재무본부장에게 책임을 맡겼다. 이와 동시에 분리돼 있던 기획본부와 재무본부를 모두 CFO 산하로 배치했다. 투자가 '주업'이 된 만큼 기획과 재무를 함께 돌보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결과적으로는 유 본부장이 기존 재무업무에 더해 기획업무를 총괄하게 되며 권한이 확대된 셈이 됐다.


CFO는 조직도상 총괄사장 아래에 위치해있고 사업총괄과는 수평적인 관계다. 총괄사장인 이호정 대표이사 사장의 관리 하에 있지만 사업총괄인 최 사장과는 업무가 구분돼 있다는 뜻이다. 다만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재무여건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유 본부장이 최 사장의 사업활동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유 본부장은 2021년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재무실장으로 선임되며 첫 임원 배지를 달았다. SK네트웍스의 신사업인 투자활동이 한창일 당시 재무실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이전까지 SK네트웍스의 투자관리센터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만큼 최우선 순위로 투자를 놓고 재무관리를 하기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금융비용 관리 '고민'

비핵심 사업의 철수 및 매각이 잇따르며 SK네트웍스 별도법인의 재무체력은 크게 개선된 상태다.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과 자산 매각으로 수취한 자금을 꾸준히 차입금 감축에 쓴 덕분이다. 이런 재무관리 기조는 유 본부장 선임 전이나 후나 비슷하게 이어지고 있다.

2019년 말 3조6714억원에 달했던 SK네트웍스의 총차입금은 54%가량 줄어 현재 1조6967억원으로 감축됐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266%에서 166.7%로 축소됐다.

SK네트웍스가 사업형 투자사로서 활발한 투자활동을 펼치고 있기는 하지만 큰 규모의 투자가 자주 일어나는 편은 아니다. SK네트웍스의 연간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지난해 350억원, 올 1~3분기 183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매년 배당으로 260억원이 흘러나간다. SK네트웍스 별도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이 8680억원에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을 만들어내고 있다.

SK네트웍스 별도법인의 재무건전성 및 현금흐름 추이를 살펴보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더라도 큰 부담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대규모 차입을 활용해 사업을 하는 자회사의 금융비용 확대세는 유 본부장에게도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 연결 기준으로 보면 올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324.4%까지 오른다. SK렌터카·SK매직 등 자회사들의 재무부담이 연결 재무제표에 포함된 결과다. 렌탈업체는 차입을 통해 차량(유형자산)을 확보하기 때문에 다른 업종 대비 부채비율이나 차입비중이 큰 편이다.

SK네트웍스의 연결법인의 총차입금은 2019년 5조2349억원에서 올 3분기 기준 4조9362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올 1~3분기 누적 금융비용은 1338억원으로 나타났다. 그간 SK네트웍스가 지불한 1년 금융비용보다 많은 금액이나.

SK네트웍스의 연간 금융비용은 △2020년 1188억원 △2021년 1094억원 △2022년 1304억원으로 차입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지불하는 금융비용은 1년 영업이익보다 많은 금액이기도 하다. SK네트웍스의 연간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 1200억~1500억원 사이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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