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올해 첫 1년물 CP를 발행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기관 투자자들의 북클로징 영향이 겹친 가운데 유동성을 강화하고 만기구조도 늘리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14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9일 1년물 CP 500억원을 발행했다. 이는 SK네트웍스의 올해 첫 1년물 CP다. SK네트웍스는 현금 확대와 만기구조 장기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수단으로 1년물 CP를 골랐을 수 있다.
1년물 CP는 단기차입금으로 분류되지만 그 가운데 가장 긴 만기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11월과 12월은 기관투자자들의 북클로징 시점으로 회사채의 발행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이를 고려하면 1년물 CP는 만기구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에게 가장 나은 선택지일 수 있다.
3분기 SK네트웍스의 실적발표자료에서 눈에 띄는 점은 장기차입금의 증가다. 9월 말 기준 차입금 규모는 4조936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 늘었는데 이 가운데 장기차입금은 1년 전과 비교해 20.6% 늘어난 3조5156억원을 기록했다. 단기차입금은 6.2% 늘어난 70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분기인 올 2분기와 비교해보면 총차입금 규모는 3.2% 줄었지만 장기차입금 규모만큼은 0.78% 늘었다. 단기차입금은 12.0% 줄었다.
최근 SK네트웍스는 보유현금을 늘리고 있다. 3분기 SK네트웍스의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은 1조293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9% 늘었다. 2분기와 비교하면 39.1% 증가했다.
현금은 SK네트웍스의 성장동력이다. 2021년부터 '사업형 투자사'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적극적으로 외부투자를 늘리고 있다. 세부적으로 디지털전환(DT), 웹3, 지속가능성 등과 관련된 스타트업에 2500억원을 투자했다.
가장 최근에는 10월 951억원을 들여 엔코아 지분 88.47%를 확보했다. 올 상반기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 기업 휴메인에 2200만달러과 네덜란드 스마트팜 스타트업인 소스.ag에 200만달러를 투자했다.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커져 SK네트웍스는 고금리 장기화 대비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현금을 축적하는 것일 수 있다. 9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물가 목표 2%에 대한 지속적 진전이 보장되지 않았으며 정책 긴축이 더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발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파월이 2%로 설정된 인플레이션 목표 변경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2%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매파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진 만큼 당분간은 경제지표들의 추세를 확인해 나가며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SK네트웍스가 만기구조 장기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내년 초에는 공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할 것으로 바라본다. 실제 SK네트웍스는 내년 4월19일 37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이한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그룹의 주요 이슈어들은 대부분 내년 초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연말 고금리와 기관 북클로징 시점 겹치면서 발행사들이 회사채를 찍는 데 부담을 느끼고 발행시기를 내년 초로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