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IR Tracking

심텍,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에 가이던스 조정

영업이익 93% 하향 조정, 오차율 축소 시장 소통 강화

문누리 기자  2023-11-24 07:54:14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반도체 부품사 심텍이 올해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대폭 낮췄다. 현재 전방시장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4분기 영업실적 예상치를 기존 전망치 대비 보수적 관점에서 재조정했다.

특히 실적발표에 맞춰 가이던스 정정공시까지 내면서 심텍이 IR 활동에 적극적인 이유는 두 가지다. 3분기 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증권업계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되고 실제 주가도 내려가는 등 시장 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오차율 확대로 인한 불성실공시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정정공시를 냈다.


1987년 설립된 심텍은 반도체용 PCB 개발과 양산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주요 제품군은 DRAM등의 메모리칩을 확장하는 모듈PCB와 반도체칩 조립 시 사용되는 서브스트레이트 기판 등이다.

최근 심텍은 연간 가이던스 정정공시를 통해 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을 6618억원에서 5936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영업이익은 375억원에서 25억원으로 93% 줄여 공시했다.

앞서 연간 가이던스 공시 당시엔 고부가가치 제품군인 미세회로제조공법(MSAP) 기판 위주로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해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보다 약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의 경우에도 3분기 수요회복과 고부가가치 MSAP 기판 매출 확대에 따라 손익분기(BEP) 수준의 턴어라운드를 예상했다. 특히 4분기부터 시스템IC향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이익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하반기 시장상황은 예상과 달리 펼쳐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경기 회복이 계속해서 지연됐다. 3분기 매출액은 2872억원, 영업손실은 마이너스(-) 5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2분기 200억~3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보단 160억원가량 적자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다.


매출액도 전분기(2537억원)보다 13%가량 증가했으나 기존 가이던스보단 적은 규모였다. 여기에 4분기 현재 심텍이 예상하고 있는 매출액은 약 3064억원으로 3분기(2872억원)보다 7% 늘어난 수준이다.

4분기 영업이익은 약 81억원으로 3분기(-56억원)보다 137억원 증가할 것으로 심텍은 전망하고 있다. 이에 연간 영업이익은 약 25억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불확실성 높은 상황을 감안해 심텍은 기존보다 보수적으로 가이던스를 조정했다. 이후 SK증권 등 증권업계 업종분석 보고서에서 심텍에 대해 단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등 부진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실제 주가 하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증권업계는 심텍의 실적 개선 시점이 올해 4분기에서 내년 2분기로 지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T 수요 반등 흐름이 더디긴 하지만 내년과 2025년 시장 방향성이 낙관적이고 심텍이 이후 기저효과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 스마트폰 반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 수혜가 유력하다는 점과 내년에는 고객사들의 감산이 극심한 SSD 증산이 기대되는 점, 메모리 제품군 비중이 80~90%에 달해 메모리 업황 반등 수혜를 입게될 것 등이 내년 2분기 실적 개선 전망의 요소로 꼽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