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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주주 소통' 공 들이는 심텍, 밸류에이션은 '글쎄'

⑦매분기 1주일 방문 미팅, 영업 전략 공유…주주 환원은 소극적

김소라 기자  2024-02-19 15:02:02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심텍'이 활발한 주주 소통 작업을 펼치고 있다. 매분기 기업설명회(IR)를 개최, 지난 영업 상황을 설명하고 향후 비즈니스 전략을 투자자에게 공유하는 모습이다. 단순 실적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계획 및 구체적인 전망치를 함께 제시하며 투자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다만 근래 밸류에이션(시가총액)은 약세에 머물러 있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지난해 다운사이클에 접어들며 영업 이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주주 환원 정책이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 않은 측면도 있다. 호실적을 거둔 당시에도 배당, 자기주식 매입 등 주주 정책은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심텍은 평소 대외 IR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분기별 영업 실적 발표 시즌에 맞춰 기관투자자 대상 미팅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컨퍼런스콜 외에도 일정 기간씩은 오프라인 기관 IR에 배정 중이다. 구체적으로 매년 분기 영업 실적을 발표하는 3월, 5월, 8월, 11월 약 1주일씩을 기관투자자 방문 미팅에 투입하고 있다.

심텍 관계자는 "정기적인 IR을 통해 시장에 방향성을 공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정보나 기술 유출 가능성 관련 고객사 우려를 고려해 보통 내부 IR팀이 직접 투자자측을 방문해 소통하는 편"이라 말했다. 정기 IR 진행이 법률상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자본시장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경영 기조 아래 꾸준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기적으로 경영 계획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바로 직후 분기 혹은 다음 사업연도 상반기 중의 영업 전략을 함께 공유하는 식이다. 일례로 지난해 초 당해 상반기 영업이익률 급감 전망을 내놓으면서 중장기적인 고부가가치 제품 믹스 전략을 통해 대외적 어려움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전망한 상반기 매출액과 실제 매출분 간 오차율은 약 10%로 나타났다.

기관들도 이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심텍은 장기 투자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이달 기준 7.03% 지분을 들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5% 이상 주주로 등재된 후 3년 넘게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 기간 계속해서 지분을 늘리고 줄이기를 반복해왔다. 현재 외국인 지분도 5.8%로 유의미한 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한 만큼 낙관적인 지표로 평가된다.

IR 활동은 팀 단위로 진행하고 있다. 이경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공시책임자로 등재돼 있으나 IR 영역의 경우 실제론 독립 조직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팀은 현재 팀장급과 실무진 총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CFO는 IR 활동을 주관하진 않고 재무, 회계 등 구체적인 영업 수치를 바탕으로 살림을 해나가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밸류에이션 측면의 성과는 다소 미흡한 편이다. 심텍이 2022년 역대 최고 영업 실적을 거뒀을 당시 투자 지표는 외려 하향 조정됐다. 당해 말 연결 주가수익비율(PER)은 3.4배로 직전년도(12.6배) 대비 큰 폭 하락했다. 1년 만에 순익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을 보였지만 주가 상승폭이 이에 못 미친 영향이다.

주주 정책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심텍 배당성향은 2022년 6.4%로 2020년(18.4%)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위축됐다. 이와 관련 심텍은 확보한 이익의 큰 몫을 공장 신설 등 설비투자 용도로 활용하면서 별도로 배당 규모를 늘리진 못했다고 밝혔다. 근래 자기주식 취득 활동도 없었다. 가장 최근 활동의 경우 지주사인 '심텍홀딩스' 대상 기발행한 상환우선주를 매입한 건으로 2021년 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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