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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OCI그룹, 일석이조된 지주사 전환…인적 분할 '묘수'

②분할 이전 대비 시가총액 증가, 이우현 회장 지배력·지분 가치도 상승

박기수 기자  2023-11-20 15:19:54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작년 인적 분할과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하고 올해 대부분의 작업을 완료한 OCI그룹이 시가총액 증가와 오너 지배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OCI → OCI홀딩스+OCI, 시총 16% 상승

OCI그룹은 작년 11월 말 OCI를 OCI홀딩스와 신설 사업회사 OCI로 인적 분할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올해 5월 분할 완료 후 9월 말 오너들의 신설 회사 지분 현물 출자 과정을 거쳐 '오너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OCI홀딩스와 OCI홀딩스의 자회사 OCI' 체제가 탄생했다.

인적 분할 이후 현 모습 중 하나는 기업의 시가총액 상승이다. 작년 말 OCI가 인적분할안을 발표하기 직전 OCI의 시가총액은 약 2조4000~2조5000억원이었다. 인적 분할 후 올해 5월 재상장 이후 OCI홀딩스와 OCI의 시가총액 합은 분할 전 OCI 시가총액을 상회하는 중이다.


19일 종가 기준 OCI홀딩스와 OCI의 시가총액은 각각 2조467억원, 8418억원이다. 두 회사의 시총을 합치면 2조8885억원이 나온다. 분할 전 대비 약 16% 이상 시가총액이 늘어났다.

OCI가 인적 분할안을 내놓으면서 밝힌 배경 중 하나는 핵심 사업의 가치를 재평가 받고자 하는 것이었다. 핵심 사업 두 축인 화학과 태양광 사업을 재정렬하면서 각자의 회사에서 각자의 사업을 인정받고자 한 것이었다. 분할 이후 장기간이 흐르지는 않았지만 분할된 두 회사의 주가 흐름을 보면 분할의 취지와 목적이 퇴색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우현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우현 회장은 원래 분할 전 OCI 주식 120만2459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인적 분할 발표 직전 주가 기준 약 1250억원의 가치가 있었다.

분할 이후 이 회장은 OCI홀딩스 주식 129만7174주, OCI 주식 4만6345주를 가지고 있다. 두 회사에서 보유 중인 주식들의 시장 가치 합은 1392억원이다.

◇1600억 아끼고 최상위회사 지분율 6%P 상승한 오너 일가들

총수 이 회장을 포함해 OCI 오너 일가들 입장에서는 그룹 최상위 회사의 지분율을 끌어올렸다는 점이 가장 큰 이득인 것으로 보인다.


이우현 회장을 비롯해 이복영 SGC에너지 회장, 이화영 유니드 회장 등 오너 일가들은 OCI 인적 분할 이후 보유 중인 신설회사 지분을 홀딩스에 현물 출자하고 그 대가로 홀딩스의 지분을 취득했다.

분할 전 OCI에 대한 오너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2.23%였다. 인적 분할과 지분 현물출자 이후에는 OCI홀딩스의 지분율이 28.67%까지 상승했다. 그룹 지배력 차원에서 최상위회사의 지분율이 가장 중요한 오너들 입장에서는 목돈을 들이지 않고도 6%포인트 이상의 지분율을 챙길 수 있었다.

만약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오너 일가가 OCI의 지배력을 끌어올리려 했다면 약 1600억원의 자금이 필요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분할 전 OCI의 인적 분할이 결정된 작년 11월 말 OCI 주가를 기반으로 계산한 값이다.

올해 지주사 전환을 완료했기 때문에 오너 일가들은 올해 말 일몰되는 지주사 전환 과세이연 특례 혜택도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 원래는 오너 일가들이 인적 분할 후 사업회사 OCI의 지분을 OCI홀딩스에 현물 출자할 때 세금이 발생한다. 현물출자를 주식 양도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특례 혜택은 오너가 지주사 주식을 매각해 실질적으로 이익을 거두기 전까지 현물출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을 이연해주는 정부 제도다. 재계의 지주사 전환을 독려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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