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Peer Match Up롯데웰푸드 vs 오리온

'껌'으로 일군 롯데, '초코파이'로 기틀 닦은 오리온

①[출범과 성장]'웰니스' 강화 종합식품기업 역점, '바이오' 등 3대 신사업 구축

이우찬 기자  2023-11-07 14:37:18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국내 제과시장은 롯데웰푸드·오리온·크라운제과·해태제과식품(해태제과) 등이 지배하는 장치산업에 속한다. 규모의 경제로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나 수입 브랜드가 늘어나고 디저트 전문점 등이 확산하면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중 롯데웰푸드와 오리온은 제과업계 선두 기업으로 손꼽힌다. 국내에서 오랫동안 구축한 장수 브랜드를 앞세워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했다.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껌 사업은 롯데그룹의 시작이었다. 초콜릿, 스낵, 아이스크림으로 영역이 뻗었다. '초코파이情(초코파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꾀하는 오리온의 캐시카우 구실을 한 대표 제품이자 브랜드다.

저출생이라는 인구학적 위기가 겹치며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가운데 두 기업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는 신성장 동력 찾기에 있다. 각각 '웰니스', '바이오' 등에 눈독을 들이며 제2 도약을 노린다. '제과기업'에서 벗어나 명실상부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는데 화력을 모은다.

◇신격호 명예회장 애정 담긴 껌 사업

1967년 설립된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롯데그룹 모태로 통한다. 재계 6위의 그룹으로 몸집을 불린 그 시작은 롯데웰푸드의 껌 사업이다. 껌으로 롯데월드타워를 일궜다는 세간의 평가도 있을 정도다. 창업주 신 명예회장에게 그룹의 시작인 롯데웰푸드는 더욱 각별하다. 대표 껌 브랜드 중 하나인 자일리톨은 2000년 출시돼 10여년 동안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일본으로 넘어간 신 명예회장은 1948년 6월 직원 10명과 함께 현지에서 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미국산 껌을 맛보고 감명을 받은 그는 껌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고 알려졌다. 껌이 대중이 선호하는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확신했고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신 명예회장은 이후 롯데웰푸드를 설립했다.

1971년 영등포 공장에서 초고속 자동 포장기를 도입해 대단위 껌 생산이 시작됐다. 1972년 후레쉬민트·스피아민트·쥬시후레시 등 이른바 롯데껌 삼총사가 출시됐다. 1975년 당시 '가나초코렡'을 출시하며 초콜릿 시장에 진출했고 이듬해 최초 스낵 '붐비나'로 스낵 시장에 진입했다. 1970년대 '빠다코코낫'·'쵸코파이'를, 1980년대 '빼빼로'·'칸쵸'·'마가렛트'를 선보이며 종합제과기업으로 도약했다.

롯데웰푸드 사업의 포트폴리오는 오리온과 비교하면 다양한 편이다. 사업보고서 품목에도 껌·캔디, 비스킷·초콜릿, 빙과 등으로 구분된다. 지난 7월 롯데푸드를 합병하며 육가공까지 사업 영역은 확대됐다.

헬스앤웰니스는 롯데웰푸드가 낙점한 신성장 동력 중 하나다. 헬스앤웰니스는 설탕·나트륨 등의 성분은 줄이고 프로틴 등 건강성분을 강화하며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제품군을 뜻한다. '제로 빙과', '제로 건과' 등이다. 작년 헬스앤웰니스 카테고리의 매출 비중은 6.9%로 올해 약 8.9%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웰푸드는 2027년 매출 비중 목표를 2배 이상인 16~25%로 높여 잡았다.

롯데푸드 합병 전인 롯데웰푸드의 2021년 기준 매출은 2조 1000억원 규모다. 합병 효과가 더해진 올해 연간 매출은 4조 1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롯데웰푸드

◇오리온 초코파이, '그룹' 확장 기반

오리온은 1956년 고 이양구 창업주가 풍국제과를 인수하며 탄생했다. 캐러멜과 캔디를 시작으로 많은 히트 제품을 선보였다. 1957년 국내 최초 근대식 캔디 제조 시설을 도입한 기업이 오리온이었다.

1974년 출시된 '국민 간식' 초코파이는 오리온이 제과를 넘어 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핵심 제품이자 사업이었다. 출시 첫해부터 매년 1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초코파이는 작년 기준 국내외에서 38억개 이상 팔리며 단일 브랜드 연매출 5800억원을 기록했다.

1976년과 1988년 각각 '오징어땅콩' ,'포카칩'을 선보였다. 오리온은 스낵에서 시장 지위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낵 매출 비중이 약 35%로 가장 많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 통계정보에 따르면 포카칩은 작년 소매점 매출 921억원으로 농심 새우깡을 잇는 2위 제품이다. 오징어땅콩, 꼬북칩도 매출 상위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1990년대 초중반부터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오리온은 영토 확장 이외에 사업 영역 확대에도 공들였다. 음료, 간편대용식, 바이오 등 3대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굳혔다. 글로벌 종합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타깃을 명확히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한 상황이다.

오리온은 작년 매출로 2조 8732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간 매출은 3조원에 육박한 2조 97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출처=오리온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