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순이익 실현에도 불구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베트남 최대 성수기인 '춘절'과 '뗏' 명절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의 경우 계열사 대여금 영향으로 마이너스(-) 폭이 커졌다.
오리온은 2023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6638억원, 99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6% 증가했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영향에 따른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영업이익은 8.7% 감소했다. 순이익은 777억원으로 전년 동기(772억원)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실제 현금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현금흐름은 상이했다. 올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3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에는 1125억원에 달했다. 비슷한 순이익 규모에도 현금흐름은 887억원 줄어든 셈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순이익에서 출발해 감가상각비 등 현금 지출이 없는 항목을 조정하고 자산·부채의 변동을 가감해 계산한다. 운전자본 가운데 매입채무 감소가 현금흐름 둔화를 이끌었다.
매입채무가 감소하면서 583억원의 현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매입을 의미하는 매입채무가 감소하면 현금흐름 측면에서 현금 순유출에 영향을 미친다. 매입채무는 올 3월 말 967억원이다. 작년 말에는 1450억원이었다.
중국과 베트남 최대 성수기인 '춘절'과 '뗏' 명절이 전년보다 10일가량 빨라지면서 해당 법인의 실적이 2022년 4분기에 선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과 베트남은 설 명절에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게 크게 발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이 이르게 다가온 설 명절을 대비해 작년 4분기 매입채무를 선제적으로 늘렸고 올 1분기에는 상대적으로 매입채무가 줄어들며 현금흐름 감소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기타유동금융부채 증감으로 464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제품을 주문받으면 선수금을 받는데 이른 명절 탓에 작년 4분기에 선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금은 올 3월 말 기준 210억원 규모로 전년 말보다 100억원가량 감소했다. 선수금은 상품을 주문받고 미리 받은 금액이다. 선수금이 줄면 현금흐름 감소로 이어진다.
오리온 관계자는 "직전 분기(2022년 4분기)에 원재료 등을 미리 확보하면서 올해 1분기 기준 매입채무가 감소한 것으로 회계에 반영됐다"며 "분기 기준으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의 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안정적인 규모로 평가된다. 2020년~2022년 4610억원, 4047억원, 546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8년, 2019년 각각 4006억원, 3478억원에 머물렀다.
올 1분기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11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213억원이었다.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 유출 규모가 964억원 증가한 셈이다. 작년 1분기에는 없었던 단기대여금 -375억원이 현금흐름표에 반영되면서 투자활동 현금흐름 순유출 규모에 영향을 미쳤다.
오리온이 음료사업 계열사 오리온제주용암수에 빌려준 대여금으로 파악됐다. 오리온 관계자는 "대환 성격의 자금 대여"라고 말했다. 오리온제주용암수의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KB증권에서 빌린 580억원이다. 2.58% 이자율로 지난 3월 8일이 만기일이었다.
1분기 재무활동 현금흐름의 경우 -70억원을 기록했다. 단기차입금 1376억원을 빌렸고 1422억원을 상환했다. 오리온의 올 3월 말 연결 재무상태표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작년 말보다 779억 감소한 5318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