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과 BGF리테일의 차입 기조가 엇갈리고 있다. GS리테일은 일정 수준의 차입금 규모를 유지하는 반면 BGF리테일은 올해 들어 순차입금을 마이너스(-) 기조로 전환하며 무차입 경영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BGF리테일 무차입 기조 전환, 현금흐름 덕 봤나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의 2023년 상반기 말 개별기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4052억원으로 무차입 경영을 실행하고 있다. BGF리테일의 순차입금은 2019년 마이너스(-) 3430억원에서 2020년 1180억원, 지난해 3722억원으로 오름세를 보이다 올 상반기 다시 무차입 기조로 돌아섰다.
BGF리테일은 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2018년까지 무차입 경영을 이어왔다. 이듬해 2019년부터 차입금 조금씩 늘리기는 했지만 지난해 말까지 순차입금 의존도를 10%대 초반에서 유지해 왔다.
차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배경은 단연 ‘실적’이다.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내부적으로 현금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BGF리테일의 순이익 추이를 보면 2018년 1541억원에서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1259억원까지 감소했다. 그러다 2021년 1462억원, 2022년 1907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자연스레 영업현금흐름도 증가했다. 2020년 영업현금흐름은 5024억원, 2021년 5253억원,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7% 늘어난 6170억원에 달했다. BGF리테일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초 2526억원에서 상반기 말 3246억원으로 증가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내부 자금을 활용할 만한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렇다고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GS리테일은 2조원 규모 순차입금을 유지하고 있다. BGF리테일보다 기업 덩치가 월등히 큰 데다, 신사업 등 실적 악화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 불가능한 상태로 해석된다. 2023년 상반기 말 기준 GS리테일의 자산총계는 8조2074억원으로 BGF리테일(3조637억원)의 2배가 넘는다. GS리테일의 순차입금액은 2018년 2조2642억원, 2021년 1조9530억원, 올해 상반기 말 기준 2조1044억원으로 파악됐다.
◇‘신 회계기준’ 양사 모두 타격, GS는 홈쇼핑 합병효과로 부채비율 대폭 낮춰 2023년 상반기 말 기준 BGF리테일의 부채비율은 224%다. 통상 기업의 부채비율을 논할 때 200% 내외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BGF리테일이 부채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나는 이유로는 본부임차형 계약에서 파생한 리스부채 영향을 꼽을 수 있다. 편의점 가맹타입은 창업주가 직접 점포를 임차하거나 본사가 점포를 임차하고 그 영업장에서 점주가 사업을 전개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본부임차 방식은 수수료 비율이 높지만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해 도입이 느는 추세다.
이는 결과적으로 편의점 본사의 부채비율 증대로 이어진다. 2019년부터 적용된 신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과거 비용으로 처리됐던 운용리스료(임대료)는 리스부채와 사용권자산으로 분류된다. 리스부채는 리스계약 기간에 총 납부해야 할 리스료 합계(현재가치), 사용권자산은 해당 리스부채와 동일한 금액의 자산이다.
실제 BGF리테일의 경우 신회계기준 적용을 기점으로 부채비율이 크게 뛰었다. 2018년 190%에서 2019년 256%로 증가했다. 이후 2020년 243%, 2021년 222%를 기록하는 등 200%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GS리테일의 부채비율은 97%로 BGF리테일보다 크게 낮은 편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GS리테일 부채비율은 리스회계 영향으로 158%에 달했다. 그러다 2021년을 기점으로 건전성 지표가 대폭 개선됐다. 알짜 GS홈쇼핑과의 합병 덕분이다. 별도기준 GS리테일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홈쇼핑과 합병 전 부채총계(2021년 2분기)는 3조3208억원에서 합병 후(2021년 3분기) 3조5967억원이 됐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 항목을 구성하는 이익잉여금은 2조971억원에서 2조8415억원으로 35% 증가했다. 무엇보다 합병 차익이 발생하면서 자본잉여금이 1521억원에서 1조1956억원으로 10배가량 늘어났다. 부채비율은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수치로 자본총계가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레 부채비율이 개선되는 효과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