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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GS리테일 vs BGF리테일

'C레벨' 인사 키워드 비교해 보니

④BGF 30년 근무 믿을맨 중용, GS는 'LG투자증권→홈쇼핑' 이력 눈길

변세영 기자  2023-10-26 07:38:31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은 인사에 있어서는 다소 ‘보수적’인 기조를 갖고 있다. 이마트나 롯데쇼핑 등 대기업 유통사들이 컨설팅펌 출신 전략가를 영입하고 심지어 경쟁사 출신 인력까지 적극적으로 수혈하는 데 반해 편의점 양사는 철저히 ‘내부 전문가’에 권한을 맡긴다.

◇BGF리테일 CEO·CFO, 회사 근속연수 30년 이상 '믿을맨'
BGF리테일 이건준 사장

BGF리테일은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을 C레벨 임원으로 중용하고 있다. 2014년 기업공개(IPO)를 단행한 BGF리테일은 2017년 지주사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지주사(BGF)와 사업회사(BGF리테일)로 인적분할했다. 존속회사인 BGF는 투자사업, 리테일은 편의점 사업을 전담하는 구조로 변신했다.

기업분할 후 리테일부문 첫 수장으로 낙점된 건 박재구 대표다. 박 전 대표는 상품본부장, 영업·개발본부장 등을 역임한 편의점 전문가였다. 이후 2020년 정기인사를 기점으로 이건준 대표(사장)가 취임해 현재까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이건준 사장은 삼성화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1993년 보광훼미리마트로 자리를 옮기면서 편의점업계에 발을 디뎠다. BGF그룹에서만 30년을 근무한 인물이다. 이건준 사장은 지난해 BGF리테일에서 보수총액 8억7900만원을 수령했다.
BGF리테일 류철한 전무


또 다른 C레벨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류철한 전무다. 지주사 BGF의 재경담당이자 BGF리테일의 경영지원부문장을 겸직한다. 1969년생인 류 전무는 동국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보광의 CVS사업부로 입사했다. 보광훼미리마트(현 BGF리테일)에서 재무팀장, 경영관리팀장, HR팀장, 인사총무실장, 재무지원실장 등을 거쳤다. BGF그룹 순혈이다.



◇GS리테일 C레벨, 'LG투자증권→홈쇼핑' 거친 인물 포진
김호성 GS리테일 대표이사(사장)

GS리테일은 LG그룹에서 분리된 후 2004년부터 2015년 11월까지 장기간 허승조 대표 단독체제였다. 허 전 대표는 LG패션과 LG상사 마트사업부문을 거쳐 계열분리 후 GS리테일 첫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6년부터는 조윤성 대표가 편의점 사업부를 맡았다. 조 전 대표는 LG상사에서 대형마트 점장, 물류부문장, 생식품 상품구매 총괄 등을 거친 그룹 전문가로 통했다.

이후 2021년 7월 리테일과 홈쇼핑이 합병하면서 김호성 대표이사(CEO)가 새롭게 취임했고 허연수 부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완성했다. 김호성 사장은 고려대학교 졸업 후 LG투자증권을 거쳐 GS홈쇼핑의 전신인 LG홈쇼핑으로 2003년 입사했다. 당시 허태수 회장의 적극적인 권유로 증권업계에서 유통업계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성 사장은 지난해 GS리테일에서 보수총액 19억92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허연수 부회장(17억8800만원)보다 많다.
김원식 GS리테일 전무

CFO는 김원식 전무다. 김 전무는 1963년생으로 고려대학교 학사를 졸업하고 워싱턴대학교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사회생활은 LG투자증권에서 시작했다. 김호성 사장과 고려대학교 선후배 사이이자 LG투자증권 동료였다. 김 전무는 2006년 GS홈쇼핑으로 움직였다.

입사 이후 증권사 경력을 살려 GS홈쇼핑 투자관리팀, 투자전략 담당 본부장 등을 거쳤다. 과거 GS홈쇼핑이 스타트업 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임했던 만큼 증권사 출신 인물을 대거 기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홈쇼핑과 리테일이 합병하면서 GS리테일 CFO를 맡게 됐다.

CFO의 그룹 내 입지를 엿볼 수 있는 지표는 등기임원 등재 여부다. BGF리테일은 류철한 전무가 지주사 BGF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경영에 폭넓게 참여한다. 김원식 전무는 등기임원이 아니다. GS리테일 사내이사 명단에는 허연수 부회장과 김호성 사장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의 지배구조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우선 두 회사 모두 지주사 체제라는 점은 공통분모다. 차이점은 BGF리테일이 그룹 전체 실적을 책임지는 ‘척추’와 같은 존재라면 GS리테일은 그룹 내에 GS칼텍스나 GS건설 등 대기업들이 쟁쟁하게 포진한 만큼 상대적으로 지주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조 차이가 C레벨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 차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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