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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GS리테일 vs BGF리테일

넥스트 오너십, 지배력 이동 과정은

③홍정국 사장 BGF리테일 2세경영 리드, GS리테일은 4세경영 '안갯속'

변세영 기자  2023-10-25 08:28:22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편의점을 대표하는 두 대기업인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은 여러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넥스트 오너십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만큼은 다소 차이를 보인다. BGF리테일은 사실상 후계구도가 확고한 데 비해 GS리테일의 경우 아직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총수 홍석조 회장, 리테일부문 장남 홍정국 사장이 도맡아 이끌어

BGF그룹은 올해 자산총액(공정자산) 5조750억원을 기록하며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현재 동일인(총수)은 홍석조 회장이다. 홍 회장이 그룹 전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장남 홍정국 사장과 차남 홍정혁 사장이 경영에 활발하게 참여하며 2세경영 시대를 끌고 있다.

재계에서는 홍정국 사장이 리테일, 차남 홍정혁 사장이 소재부문을 맡는 방식으로 후계구도가 사실상 완성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1982년생인 홍 사장은 서울대학교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제학과, 2013년 와튼스쿨에서 MBA를 거쳤다. 같은 해 BGF리테일 경영혁신실장 겸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이사회에 입성했다. 이와 맞물려 2007년부터 리테일 대표이사를 맡아온 홍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고 장남 홍 사장이 리테일을 도맡는 형태가 구축됐다.

이사회 입성과 함께 홍 사장은 빠르게 승진 코스를 밟으며 2세경영을 주도했다. 2014년 12월 상무, 2015년 전무, 2017 BGF리테일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에 성공하며 입지를 넓혀 왔다.

◇GS리테일 4세경영 후계구도 불명확, 허연수 부회장 장남 경영참여 '아직'

반면 GS리테일은 후계구도가 명확하지 않다. 현재 GS리테일의 수장(각자대표)은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차남인 허연수 부회장이다. 허연수 부회장의 장남인 원홍 씨는 1991년생 30대 초반으로 아직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허진수 GS칼텍스 상임고문의 장남인 허치홍 상무가 GS리테일 MD부문장으로 근무하며 유통산업을 경험하고 있다. 허연수 부회장과는 조카 사이다. 다만 이는 허치홍 상무가 GS리테일을 맡는 구조라기보다는 GS그룹 특성상 순환 근무에 따른 방식일 확률이 높다.


통상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후계자는 부친이 이끄는 회사에서 경영 보폭을 확대하는 게 보통이지만 GS그룹의 경우 3세나 4세들이 계열사를 돌면서 그룹 전반을 경험하는 게 특징이다. 실제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 부사장은 ㈜GS 미래사업팀장,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의 장남인 허주홍 상무도 GS칼텍스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소위 집단경영 색채를 띠는 것으로 재계에서도 특수한 케이스다.

원홍 씨는 아직 경영 일선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지주사인 ㈜GS 지분 보유량이 상당하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원홍 씨는 2004년 LG그룹에서 GS홀딩스(현 ㈜GS)로 분리됐을 때부터 0.1% 지분율을 보유했다. 이후 꾸준히 장내외 매수를 통해 주식 보유량을 늘렸다. 이후 지난 2020년 허연수 부회장으로부터 19만2014주를 증여받으면서 지배력이 더욱 커졌다. 처분단가(3만8100원)에 대입하면 수증 규모만 73억원에 달했다.


이후로도 주식 매입은 계속됐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원홍 씨의 ㈜GS 지분율은 0.98%다. GS그룹 오너 4세 동일 항렬인 사촌들과 비교하면 허준홍(3.15%) 삼양통상 사장이 가장 높고 허세홍(2.37%) GS칼텍스 사장, 허서홍(2.12%) ㈜GS 부사장, 허철홍 GS엠비즈 대표(1.37%), 허석홍(1.08%) 씨의 뒤를 잇는다. 허치홍 상무는 0.83%다.

업계 관계자는 “BGF리테일은 홍석조 회장이 홍정국 사장에게 일찌감치 리테일 전권을 맡기고 지분 증여 작업 등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지만 GS리테일은 아직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GS그룹 4세들이 주력 계열사 수장에 올라서는 등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도모하고 있는 만큼 리테일도 오너십 이양에 속도가 붙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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