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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GS리테일 vs BGF리테일

편의점 한우물 BGF, 팔방미인 GS

②호텔·개발사업 등 비편의점 키우는 GS리테일, BGF리테일은 단순 MOU 활용 보수적 접근

변세영 기자  2023-10-23 15:56:35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편의점’이라는 공통분모를 보유하고 있지만 기업 내막을 들여다보면 사업구조가 다소 상이하다. BGF리테일은 편의점에 전력이 집중되어 있는 반면 GS리테일은 슈퍼마켓, 홈쇼핑, 호텔 등으로 사업이 다각화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GS리테일, 슈퍼·호텔·부동산 개발 등 '수익구조 다각화'

GS리테일은 1971년 주식회사 금성전공이 모태다. 초창기에는 전력 및 통신용전선과 케이블 판매를 사업목적으로 영위했다. 1974년 을지로에 LG슈퍼마켓(현 GS더프레시)을 오픈하면서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1990년 편의점인 LG25 1호점을 열고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다. 2005년 LG유통이 LG그룹에서 분리돼 'GS리테일'로 재탄생하면서 GS라는 이름을 달았다.


지난해 기준 GS리테일의 사업 부문은 △편의점 △슈퍼 △홈쇼핑 △호텔 △디지털 △개발사업 △기타로 나뉘어 있다. 가장 핵심 사업은 단연 편의점이다. 전체 매출에 69%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이어 슈퍼가 12%, 홈쇼핑은 11% 수준을 차지한다. 2021년 7월 GS샵(법인명 GS홈쇼핑)과 합병하면서 하나의 법인으로 재탄생했다.

가장 효자는 호텔이다. 파르나스호텔은 당초 GS건설의 자회사였는데 2015년 GS리테일이 지분 전량을 약 7600억원에 인수했다. 파르나스호텔의 진가는 코로나19로 확실하게 입증됐다. 지하 8층~지상 38층 규모인 파르나스타워는 1층부터~5층까지 호텔, 그 외는 오피스 등 임차시설로 이용된다.

임대수익이 상당한 데다 리오프닝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파르나스호텔 매출액은 3694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3056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홈쇼핑 등 사업부의 부침을 메꾸고 있다. 올 2분기 편의점과 홈쇼핑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7억원, 48억원 줄었지만 호텔부문이 138억원 증가하면서 실적을 상쇄했다.

개발사업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GS리테일은 회사 내부에 부동산 투자개발 및 자산관리 부서를 별도로 운영한다. 상업시설 최종 전차인을 대상으로 건물을 임대하고 관리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현재 지하철 9호선 상업구간과 신분당선 1, 2단계 임대상가를 비롯해 복합상업시설 △안녕인사동 △구로 지밸리몰 △판교 파미어스몰 △동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미식일상 등을 통해 임대사업을 전개한다. 이밖에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는 방식으로 개발 사업에 참여해 수익을 내기도 한다. 연결기준 GS리테일의 투자부동산 규모는 2016년 6344억원에서 2020년 8785억원, 올 상반기 말 기준 1조858억원에 이른다.

디지털 대전환에도 발 빠르게 대응했다. 어피너티에쿼티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요기요(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GS리테일 통합 애플리케이션인 우리동네GS25와 퀵커머스를 연계해 O4O 사업을 확장하는 데 적극적이다.

(좌)BGF리테일 이건준 대표, (우)컬리 김슬아 대표.

◇신사업 대규모 투자 No, 협업을 통한 서비스 개발 '보수적 접근'

반면 BGF리테일은 편의점 올인 기조다. 100% 자회사로 물류와 식료품 제조업, 창고업 등을 영위하고 있지만 이는 편의점 운영을 위한 것으로 내부거래를 통한 수익이 대부분이다. 편의점을 위한, 편의점에 의한 부가사업인 셈이다.

물론 사업다각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BGF그룹은 지난 2018년 온라인 사업을 키우고자 11번가로부터 헬로네이처 지분 50.1%를 약 300억원에 인수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다만 성과가 안 나오자 빠르게 접었다. 새벽배송 외형 확장을 시도했지만 누적된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지난해 헬로네이처 B2C 온라인 서비스를 중단했다.

대신 BGF리테일은 파트너쉽을 활용해 편의점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데 방점을 둔다. 가령 컬리와 공동 상품을 개발하고 CU를 활용한 픽업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중고나라와 협약을 맺고 중고거래와 편의점택배 비즈니스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 방식이다. 별도로 지분투자 등은 진행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실제 올 상반기 말 기준 GS리테일의 공동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자산 규모는 6101억원, BGF리테일은 72억원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은 호텔과 개발 등 여러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한 반면 BGF리테일은 신사업에 보수적인 편이라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기조가 강한 것 같다”면서 “양사의 사업구조 차이가 기업가치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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