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스코홀딩스가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 연평균 1조원을 쓰고 있다. 모태이자 주력 사업인 철강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적지 않지만 자원개발과 이차전지 소재 등 비철강 부문 확대를 위한 투자가 점점 더 눈에 띈다.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목적이 여기에 있는 만큼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포스코홀딩스가 신규와 추가 출자한 규모는 연평균 1조14억원이다. 매년 철강 사업 등으로 들어오는 현금(별도기준)의 20~25%를 투자에 사용했다. 2019년 포스코피앤에스를 합병하면서 신규 출자로 분류된 8개의 투자 건과 2022년 철강 부문 물적분할로 설립된 포스코가 신규 출자로 분류된 사례는 제외했다.
투자 규모가 급감한 해는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이다. 이 해에 신규와 추가 출자에 총 2724억원을 투입했다. 다른 해와 비교해 투자 규모가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금 지출보다는 확보 쪽으로 우선순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2020년을 제외하면 연도별 투자 규모는 1조원대를 오르내린다.
포스코홀딩스가 투자 규모를 1조원 수준으로 늘린 시점은 2018년이다. 과거 최대 6000억원 수준이었던 투자 규모가 이 해에 800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이 해는 현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해다. 최 회장은 취임 후 첫 번째 인사에서부터 비철강과 신성장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등 철강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5년간 대규모로 투자한 곳을 살펴보면 철강보다는 비철강과 신성장으로 투자 축이 옮겨가는 점이 확인된다. 특히 리튬을 비롯한 이차전지 소재 사업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눈에 띈다. 리튬은 다양한 산업군에서 쓰이지만 이차전지의 용량과 전압을 좌우하는 양극재의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먼저 지난 5년간 연도별 최대 신규 출자한 곳은 △포스코아르헨티나(2018년) △포스코캐나다(2019년) △글로벌파트너십사모증권투자신탁 제4호(2020년)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2021년) △포스코리튬솔루션(2022년)이다. 리튬 사업 진출을 위한 염호 매입, 석탄 판매, 신성장 발굴, 리튬 생산·판매를 위해 투자한 곳들이다.
더불어 지난 5년간 연도별 최대 추가 출자한 곳은 △포스코차이나홀딩스(2018년) △포스코야마토비나스틸(2019~2020년) △포스코퓨처엠(2021년) △포스코아르헨티나(2022년)이다. 일본 야마토스틸과 합작사로 베트남에서 철강을 생산·판매하는 포스코야마토비나스틸(현재는 포스코 종속법인)을 제외하면 대부분 이차전지 소재 사업과 관련 있는 곳들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포스코홀딩스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새롭게 출자한 곳은 없지만 추가 출자한 규모만 4136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 8180억원(별도기준)의 절반이 넘는 현금을 재출자에 사용했다. 염호 개발을 하는 포스코아르헨티나와 부동산 업체인 큐에스원에 대한 투자 규모가 컸다.
비철강과 신성장에 대한 꾸준한 대규모 투자는 현재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년간(2022년 9월6일~2023년 9월6일) 코스피 종목 가운데 포스코홀딩스는 19번째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1년 전 25만원대였던 주가가 현재는 60만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도 14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시장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 주력 사업인 철강은 사이클 산업이면서 과잉 생산설비 구조화로 업황이 장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그간 포스코홀딩스의 평가절하는 이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부터 포스코아르헨티나의 리튬 사업이 부각되면서 재평가가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