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와 호텔신라는 그룹 내부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하는 임원을 찾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외부 인재를 호텔롯데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기도 했지만 재무 임원은 내부 승진을 고수하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대표이사로 직접 경영을 총괄하면서 계열사에서 재무 인력을 불러들였다.
◇호텔롯데, 지난해부터 재무혁신본부장 사내이사로 선임 신동빈 회장이 2011년 롯데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 호텔롯데는 총 세 명의 재무 임원을 배출했다. 세 사람 모두 그룹 안에서 경력을 쌓아 재무 임원에 올랐다. 그룹 밖에서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기도 하는 CEO 인사와 다른 모습이다. 신 회장은 2021년 11월 외식기업 놀부 대표이사(2018~2021년)를 지낸 안세진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롯데그룹 호텔군HQ 총괄 대표 겸 호텔롯데 호텔사업부 대표이사로 기용했다. 안 소장은 지난 1월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장호주 롯데그룹 유통군HQ 재무혁신본부장(부사장)은 호텔롯데에서 재무 임원 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 2월 임원 인사 때 호텔롯데에서 이사대우로 승진해 CFO 역할을 수행하는 재경부문장을 맡았다. 장 부사장은 2012년 3월 호텔롯데에서 재경부문장 임기를 마친 뒤 롯데쇼핑 재무담당 임원으로 이동했다.
강성태 호텔롯데 고문이 장 부사장 뒤를 이어 재경부문장을 맡았다. 강 고문은 재경부문장으로 일하다 2014년 1월 인사 때 이사대우로 승진하며 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2021년 10월까지 호텔롯데 재경부문장으로 활동하다 고문으로 물러났다.
지금은 한경완 호텔롯데 상무보가 CFO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1년 11월 임원 인사 때 호텔롯데 산하 롯데면세점에서 상무보로 승진한 뒤 호텔군HQ 재무혁신부문장으로 부임했다.
한 상무보는 호텔롯데에서 22년 동안 일했다. 회계 관련 분야에서만 경력을 쌓았다. 장호주 부사장과 강성태 고문이 호텔롯데 재경부문장으로 있을 때, 한 상무보는 회계담당, 자금담당 실무자로 있었다.
한 상무보는 미등기 임원이었던 전임자와 달리 호텔롯데 이사회 구성원으로 들어갔다. 한 상무보는 지난해 10월 호텔롯데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한 상무보가 고원석 전 호텔롯데 리조트사업부 대표이사의 빈자리를 채웠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 지원 등 그룹 재무 이슈가 부각된 시기 이사회에 재무 임원을 불러들였다. 호텔롯데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롯데건설 유상증자에 861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하고, 12월에는 2000억원 규모 롯데건설 전환사채(CB)를 취득하는 특수목적회사(SPC) 에스프로젝트엘과 CB 양도차익을 정산하는 TRS(Total Return Swap) 계약을 승인했다. 지난 1월에는 롯데건설 유동화 SPC에 대한 후순위 대출·자금 보충 약정 건을 의결했다.
◇호텔신라, TR부문 지원팀장이 전사 재무·위험 관리 이부진 사장은 2011년 호텔신라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세 명의 재무 임원을 발탁했다. 모두 삼성그룹에서 재무 분야 경력을 쌓은 인재들이다.
이 사장과 처음 호흡을 맞춘 이는 허병훈 신세계 부사장이다. 허 부사장은 삼성물산에서 △미주법인 산업소재사업 담당 겸 CFO △상사부문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낸 뒤 2010년 12월 호텔신라로 넘어왔다. 2012년까지 CFO 역할을 하는 경영지원실장으로 일하다 호텔사업부장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호텔&레저부문장(2015~2017년)을 끝으로 호텔신라를 떠나 2018년 신세계로 이동했다.
후임 경영지원실장은 채홍관 전 호텔신라 자문역이었다. 채 전 자문역은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에서 △경영지원실 유닛(Unit)장 △본사 기획그룹장 등을 지내고, 2012년 12월 호텔신라에 합류했다. 호텔신라에서 △경영지원실장(2012~2015년) △TR(Travel Retail, 면세)부문 지원팀장(2015~2018년) 임기를 마치고 자문역으로 활동했다. 호텔신라는 TR부문 지원팀장이 전사 CFO를 겸임한다.
현재 호텔신라 TR부문 지원팀장은 김준환 상무다. 김 상무는 2000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호텔신라로 전입한 건 2014년이다. 호텔신라에서는 재무 조직에만 몸담았다. 경영지원실 산하 재무그룹장(2014년)을 시작으로 TR부문 지원팀 재무그룹장(2015~2018년)을 거쳐 TR부문 지원팀장에 올랐다. 호텔신라는 부문장-팀장-그룹장 순으로 조직 체계를 갖췄다.
호텔신라는 이부진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부터 이사회 한자리를 재무 임원에게 배정했다. 전사 재무, 위험 관리 등 전체 사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허병훈 부사장은 2011년 2월 이부진 사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후 채 전 자문역, 김 상무 모두 사내이사로 활동하며 의사결정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