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삼성그룹 12개 상장사 가운데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 비중이 두 자리수가 넘는 곳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전기다. 다만 삼성전기는 단기차입금보다 현금보유량이 더 많은 반면 삼성중공업은 보유현금이 단기차입금보다 적은 상황이다. 단기차입금의존도가 한 자리수인 호텔신라도 삼성중공업과 비슷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 기준 삼성그룹 17개 상장사 가운데 금융사(5개)를 제외한 기업들의 단기차입금의존도를 살펴본 결과, 2개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계열사가 10% 미만으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차입금의존도는 총자본 대비 만기 1년 미만 차입금의 비중을 뜻한다.
기업 경영에서 차입금의 규모 못지않게 중요한 게 만기구조다. 빚이 많아도 만기구조가 길고 분산돼 있다면 상환부담이 덜하다. 반대로 차입금 규모가 크지 않아도 단기에 몰려 있다면 이를 빨리 갚거나 차환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올 6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의존도가 가장 큰 곳은 삼성중공업이다. 14%로 전년 동기(11.2%)대비 2.8%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말에는 15.4%, 작년 말에는 13.5%로 하향세를 보이다 올 들어 반등했다.
특히 단기차입금이 1조4659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이 6374억원으로 1년 내 갚아야할 빚이 2조1033억원이다. 유동성장기차입금은 1년 이상 장기로 빌린 돈이지만 이제 만기가 1년 미만으로 들어온 차입금이다. 같은 기간 보유 현금성자산은 9578억원으로 단기차입금 총액보다 부족한 상태다.
그 다음으로 단기차입금의존도가 큰 삼성전기는 6월 말 기준 10.7%로 지난해 같은 기간(8.2%)대비 2.5%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말 4%였던 단기차입금의존도는 작년 말 10.1%로 크게 뛰었다.
이에 반해 올 상반기 기준 단기차입금은 9584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은 441억원으로 단기차입금 총액은 1조25억원이다. 현금성자산 보유량 1조6240억원보다 적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전기는 삼성그룹 12개 상장사 가운데 단기차입금의존도가 두 자릿수 넘는 회사지만 유동성 부담은 현격히 다른 셈이다.
호텔신라는 삼성중공업과 비슷한 케이스다. 단기차입금의존도는 6월 말 기준 9.6%로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지만 현금성자산(2418억원) 대비 단기차입금 총액 2821억원으로 이를 웃돌았다. 의존도는 낮아도 보유현금에 비하면 1년 내 갚아야 할 빚이 많은 상태다.
단기차입금의존도가 가장 낮은 곳은 에스원이다. 6월 말 기준 1%로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 뒤를 이어 삼성전자가 1.1%, 삼성SDS가 1.7%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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