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브레인홀딩스는 일부 자회사 지분을 처분해 영업수익 외에 현금흐름을 보강했다. 특히 2020년 실질적인 지주사 전환 이후 금산분리 규제 해소를 위해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한 것이 현금 확보에 기여했다.
금융계열사 지분을 사들인 인물은 정지완 솔브레인홀딩스 이사회의장 회장이다. 정 회장은 솔브레인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지분 전량을 개인적으로 지배하고 있던 골프장 운영업체를 통해 2021년 사들였고 저축은행 지분 전량은 지난해 직접 매입했다.
◇'금산분리' 금융계열사 지분 처분…현금흐름 보강 솔브레인홀딩스는 지난해 242억원, 올해 1분기 261억원 등 매년 230억원 안팎의 영업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영업수익은 지주사의 그룹 내 자본재분배 재원의 근간이 된다. 자회사로부터 수취하는 매년 190억원 안팎의 배당금수익이 바탕이 됐다.
하지만 올해 1분기말 연결 기준 자산총계가 1조735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자본재분배 재원으로 충분한 금액은 아니다. 여기에 영업비용을 제외하면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이보다 적은 67억원이고 2021년과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각각 31억원과 35억원을 결정한 만큼 자본재분배 가용자금은 이보다 더 줄어든다.
이 때문에 솔브레인홀딩스는 영업수익 외 비경상적인 수단으로 현금흐름을 보강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투자지분 매각이다.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주식이 올해 1분기말 별도 기준 자산총계(1조1079억원)의 85.5%(9469억원)를 차지하는 만큼 솔브레인홀딩스로서는 활용도가 높다.
솔브레인홀딩스가 2020년 7월 제조사업부문을 솔브레인으로 인적분할해 지주사로 탈바꿈한 이후 투자지분 처분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특히 솔브레인저축은행과 나우아이비캐피탈 등 금융계열사 지분 매각이 중심에 있었다.
솔브레인홀딩스가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로 솔브레인 지분 31%를 확보하는 등 작업을 통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로 인정받은 것은 2021년 1월이다. 하지만 금융지주가 아닌 지주사는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솔브레인저축은행과 나우아이비캐피탈 지분을 지주사 전환 이후 2년 이내에 처분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었다.
◇정지완 회장, 골프장 운영사 동원 저축은행 지분 인수…신기사 지분은 직접 매입 솔브레인홀딩스의 금산분리 규제 해소를 책임진 인물이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지분율 55.89%)인 정지완 회장이다. 솔브레인홀딩스는 2006년 9월 솔브레인저축은행(당시 밀양상호저축은행) 지분 60%를 인수했으며 정 회장도 개인자금으로 지분 20%를 확보했다. 이후 수차례 지분구조 변경을 거쳐 솔브레인홀딩스의 지주사 전환 직후에는 정 회장이 50.63%, 솔브레인홀딩스가 48.12% 각각 보유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솔브레인홀딩스가 보유한 솔브레인저축은행 지분 전량을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98.75%로 높였다. 양도금액은 210억원이었으며 솔브레인홀딩스는 지분 처분이익으로 양도금액에서 취득원가(66억원)를 뺀 금액인 144억원을 올렸다. 솔브레인홀딩스는 금산분리 규제는 해소했지만 솔브레인저축은행으로부터 더 이상 배당금수익을 수취하지 못하게 됐다. 솔브레인홀딩스가 솔브레인저축은행으로부터 수취한 배당금은 2020년 10억원, 2021년 19억원, 지난해 24억원이었다.
솔브레인홀딩스는 앞서 2021년 10월 나우아이비캐피탈 보유지분 전량도 처분했다. 나우아이비캐피탈은 2007년 8월 정 회장이 231억원(지분율 57.03%), 솔브레인홀딩스가 150억원(37.03%)을 각각 출자해 설립한 신기술사업금융회사다. 이후 2018년 10월 기업공개(IPO)와 수차례 지분구조 변경을 거쳐 솔브레인홀딩스의 지주사 전환 직후에는 정 회장이 35.14%, 솔브레인홀딩스가 33.33%를 각각 보유했다.
솔브레인홀딩스의 나우아이비캐피탈 지분을 양수한 곳은 충북 충주시 킹스데일GC 운영업체 킹스데일이다. 킹스데일 최대주주(지분율 51.11%)는 씨제이더블유글로벌인데 씨제이더블유글로벌 지분 100%를 보유한 인물이 정 회장이다. 킹스데일을 동원한 것은 나우아이비캐피탈을 외부에 매각하지 않으면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씨제이더블유글로벌이나 킹스데일은 이 기간 유상증자를 실시하지 않았다. 정 회장 개인자금이 추가로 소요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킹스데일이 솔브레인홀딩스에 지급한 양도금액은 402억원이다. 솔브레인홀딩스는 지분 처분이익으로 취득원가(158억원)를 제외한 244억원을 인식했다. 나우아이비캐피탈은 배당금을 2020년과 2021년 각각 5억원 지급했고 지난해에는 이마저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솔브레인홀딩스의 나우아이비캐피탈 지분 처분에 따른 배당금수익 감소 효과는 미미하다.
이외에 솔브레인홀딩스가 정 회장에게 의존하지 않고 시장에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현금흐름을 보강한 사례는 있다. 솔브레인홀딩스는 바이오헬스케어 사업부문 강화의 일환으로 2016년 5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운영사 라이프시맨틱스 지분 25%를 50억원에 취득했다. 솔브레인홀딩스는 2020년 7월 라이프시맨틱스 지분 전량(지분율 16.21%)을 처분하면서 처분이익으로 57억원을 남겼다.
지난해 4월에는 반도체 검사용 소켓 제조업체 프로웰 지분(지분율 97.07%) 전량도 매각해 처분이익 73억원을 추가했다. 특히 솔브레인홀딩스는 프로웰 지분 처분으로 프로웰에 제공하고 있던 지급보증(96억원)과 대여금(60억원)을 털어내는 효과도 있었다. 라이프시맨틱스와 프로웰은 그동안 솔브레인홀딩스 배당금수익에 기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