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이 개선된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계열사 투자와 지원에 나섰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 부동산 자산관리와 개발사업이 안정화되면서 수익성이 매년 강화되면서 롯데그룹의 캐시카우로 떠올랐다.
올해 1분기 롯데물산의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3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2% 증가했다. 2019년부터 흑자경영이 이어지는 가운데 계열사로부터 자산을 양도받으면서 사업이 안정화되자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더욱 개선되고 있는 양상이다.
구체적으로 2021년에는 롯데자산개발로부터 전국에 있는 롯데몰 8곳의 관리 전권과 공유오피스 사업을 77억원에 넘겨받았다. 같은 해에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로부터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몰 소유권 지분과 건물 관련 동산 지분을 양수했다.
이어 2022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센터 운영법인 코랄리스 지분을 계열사로부터 매입했다. 이를 통해 롯데물산은 코랄리스 지분 77.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한국과 해외 초고층 빌딩을 보유한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거듭나게 된 배경이다.
롯데그룹의 주요 자산을 보유한 핵심 계열사가 되면서 관광·유통사업을 진행하는 곳으로부터 임대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사실상 완성된 셈이다. 지난해 매출은 511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908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연간 영업이익률은 18%다.
올해 1분기에는 재무활동으로 현금을 유입시키는 전략을 펼쳤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939억원에 이어 단기차입금을 증가시키면서 재무활동 현금흐름으로 931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유입시켰다.
다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943억원에서 올해 1분기 98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4829억원에 달하는 유출이 투자활동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1분기 투자활동 현금흐름으로 417억원이 유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갑작스럽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활동 현금흐름 중 유출이 발생한 주요 항목을 살펴보면 지난해 '사업결합으로 인한 현금유출'로 1592억원, 올해에는 '관계기업투자주식의 취득'으로 2463억원을 계상했다. 주요 자산을 양도받는 것보다 관계기업투자주식에 더 큰 금액을 투자한 셈이다.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롯데물산의 타법인출자 현황을 보면 2023년 1분기에 계열사 롯데케미칼 주식 170만주를 취득하는데 2463억원을 투입했다. 지분율은 20%로 지난해와 동일하지만 보유 주식은 기존 686만주에서 856만주로 증가했다.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칼의 2대주주다.
또한 롯데물산은 롯데건설의 차입금 3000억원과 751억원에 대해 각각 대주사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하나은행, 케이비그린에너지제일차에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했다. 만약 롯데건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롯데물산이 돈을 빌려주거나 출자하는 형태로 지원하겠다는 약정이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에도 롯데물산이 계열사를 지원하는데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안정적인 수익으로 현금곳간을 지속 채워나갈 수 있는 만큼 롯데그룹은 이를 활용해 실탄이 필요한 계열사에 자금을 조달해주는 형태다. 롯데물산으로서는 투자활동이 활발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눈에 띄는 건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부과 받은 법인세를 환급받으면서 롯데케미칼 주식 매입으로 인해 줄어든 현금곳간을 다시 채울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올해 초 롯데물산은 이에 관련한 우발자산으로 1615억원을 계상했고 조세심판원은 올해 5월 롯데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관련해 롯데물산 관계자는 "안정적인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이어 1615억원의 세금을 환급받게 됐다"며 "이를 통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을 상환하고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