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이 3월 1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해 6월 등급 스플릿이 발생한 뒤 처음으로 공모채를 찍는다. 당시 한국기업평가가 롯데물산의 신용등급을 'A+,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AA-, 안정적'으로 기존 평가를 유지했다.
롯데물산은 등급 스플릿이지만 오는 수요예측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할 만한 요소들을 두루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연초와는 다르게 롯데 그룹 계열사들의 연이은 공모채 완판 행진은 호재로 꼽힌다. 롯데물산이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몰로부터 벌어들이는 꾸준한 임대 수익도 매력적인 부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등급 스플릿'으로 첫 공모채 발행…27일 수요예측 실시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물산은 내달 7일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2년물, 3년물로 트랜치를 구성해 총 1000억원을 모집하는 계획을 세웠다. 오는 27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물산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총 4곳을 대표주관사단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행에서는 대신증권이 롯데물산 주관사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고 3회 연속으로 대표주관을 맡았던 삼성증권이 제외됐다.
롯데물산의 신용등급은 현재 스플릿 상태에 있다. 지난해 6월 본평가 당시 한국기업평가가 'A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해당 평가에서 'AA-, 안정적'을 유지했다.
스플릿 여파로 롯데물산의 개별민평금리도 AA-급 민평금리보다 높게 형성되었다. 한국자산평가(KIS)에 따르면 2일 기준 롯데물간의 개별민평금리는 2년물 4.280%, 3년물 4.556%로 AA-급 민평(3.925%, 3.997%)보다 각각 약 30bp, 60bp 높았다.
◇롯데 계열 공모채 완판 행진…"투자 매력 충분"
다만 시장에서는 롯데물산의 수요예측을 두고 낙관하는 분위기가 여럿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와는 달리 롯데 계열사들이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이어가며 긍정적인 전망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몰로부터 발생하는 임대 수익 흐름도 투심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초부터 롯데 그룹 계열사들이 공모채 완판 행진을 이어가면서 롯데물산의 수요예측 결과에도 자연스레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롯데쇼핑, 롯데지주, 호텔롯데, 롯데렌탈, 롯데건설이 공모채 발행에 나서 모두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특히 롯데건설은 PF 우발채무 이슈로 인한 불안 요인이 있었지만 모집액의 1.5배에 가까운 금액을 확보하며 우려를 불식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2023년 연초에는 롯데 계열사 전반적으로 크레딧 이슈로 인해 공모채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하면서 "올해에도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발 이슈가 있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롯데물산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물산의 꾸준한 임대 수익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인으로 다가올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물산이 거둔 임대 매출은 2616억원으로 전체의 73.4%에 달한다. 2019년 이후 매년 2200억원 이상을 임대를 통해 벌어 들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출이 꾸준하다는 것도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서 투심을 이끌 만하다"고 하면서 "신규 사업으로 인한 자본적 지출(CAPEX) 투자 소요도 없어 향후 영업이익이 급감하거나 지급해야 할 현금이 막대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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