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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자본재분배 성적표

중간지주사 세아베스틸지주, 지주사 현금창출 원동력

[세아홀딩스]①배당수익 중심 현금흐름 확보…세아베스틸지주 높은 배당기여

이민호 기자  2023-04-26 15:43:16

편집자주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자본재분배다. 지주사는 재무건전성 우위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을 수취해 이를 재원으로 유상증자나 사채인수 등 방법으로 열위 계열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무리한 자본재분배는 우위 계열사까지 망가뜨리고 지주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THE CFO가 각 그룹 지주사의 자본재분배 형태와 이에 따른 재무지표상 변화를 점검해본다.
세아그룹의 양대 지주사 중 하나인 세아홀딩스는 자회사들로부터 거둬들인 배당수익 등으로 매년 300억원 안팎의 자본재분배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자회사들 중에서도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는 중간지주사 세아베스틸지주의 배당기여도가 두드러졌다.

◇자본재분배 경상재원 배당수익…수년간 안정적 확보

세아홀딩스는 세아제강지주와 함께 세아그룹의 양대 지주사다. 두 지주사의 모태는 모두 그룹 모태인 세아제강이다. 2001년 7월 세아제강에서 투자사업부문과 임대사업부문이 인적분할돼 신설회사 세아홀딩스가 먼저 출범했다. 이후 2018년 9월 세아제강이 강관 제조·판매 사업부문을 신설회사 세아제강으로 인적분할하면서 존속회사로 남은 것이 세아제강지주다.


양대 지주사 체제는 오너가(家) 2대 형제경영에서 3대 사촌경영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정립됐다. 창업주인 고(故) 이종덕 세아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을 이어받은 장남인 고 이운형 세아그룹 선대회장이 2013년 작고하면서 차남인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이 그룹을 책임져왔다.

현재 세아홀딩스 대표이사인 이태성 사장은 이운형 선대회장의 장남이며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사인 이주성 사장은 이순형 회장의 장남이다. 사업영역은 세아홀딩스가 특수강 중심, 세아제강지주가 강관 중심으로 뚜렷이 구분된다.

세아홀딩스는 자체사업이 없는 순수지주사다. 이 때문에 그룹 내 자본재분배를 위한 핵심재원이 되는 세아홀딩스 영업수익은 자회사들로부터 끌어올리는 △배당수익 △임대료수익(투자부동산 기반) △용역수익(경영관리) △상표권수익으로 구성된다.


세아홀딩스 최근 수년간 영업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해왔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수익은 567억원으로 2017~2021년 5년간 연평균 영업수익도 542억원으로 비슷했다. 매년 500억원 정도의 자본재분배 재원을 경상적으로 확보하는 셈이다. 다만 여기서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금은 차입이자 등 금융비용과 배당지급을 제외한 200억~300억원이다.

영업수익에서 기여도가 가장 큰 것은 배당수익이다. 지난해 배당수익은 440억원으로 2017~2021년 5년간 연평균 배당수익도 430억원으로 비슷했다. 지난해 전체 영업수익에서 배당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77.6%로 최근 수년간 80% 수준을 유지했다.

◇세아베스틸지주 배당기여…세아특수강도 배당지급 꾸준

배당기여도가 높은 자회사로는 세아베스틸지주를 꼽을 수 있다. 세아베스틸지주에 대한 세아홀딩스의 지분율은 지난해말 61.72%다. 완전자회사는 아니므로 세아베스틸지주가 지급하는 배당을 온전히 수취할 수는 없지만 다른 자회사에 비해 애초 배당지급 규모가 큰 편이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세아베스틸이 지난해 4월 특수강 제조 등 사업부문 일체를 신설회사 세아베스틸로 물적분할하면서 투자사업부문이 존속회사로 남은 것이 중간지주사 역할의 세아베스틸지주다. 세아베스틸이 세아홀딩스의 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지배구조가 바뀐 셈이다.

세아베스틸지주에 대한 투자지분 가치는 세아홀딩스의 전체 종속기업 중 가장 높기도 하다. 세아홀딩스는 지난해말 기준 세아베스틸지주 투자지분 가치(장부금액 기준)를 4082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종속기업 투자지분 가치(1조426억원)의 39.2%다.


세아홀딩스가 지난해 세아베스틸지주로부터 거둬들인 배당수익은 288억원이다. 세아홀딩스 전체 배당수익(440억원)의 65.3% 다. 지난해 세아베스틸지주의 기여도가 특히 높기는 했지만 최근 수년간으로도 50%에 소폭 못 미치는 꾸준함을 보였다.

세아베스틸지주 산하에는 세아베스틸 외에도 특수강 자회사 세아창원특수강과 항공기용 알루미늄 자회사 세아항공방산소재가 있다. 지난해의 경우 세아베스틸지주가 자회사로부터 거둬들인 배당수익은 633억원이었으며 이중 세아창원특수강이 611억원으로 대부분을 책임졌다.

다만 2020년과 2021년에는 세아홀딩스가 세아베스틸지주로부터 거둬들인 배당수익이 저조했다. 2020년은 63억원이었고 2021년은 한 푼도 없었다. 2018년 190억원, 2019년 180억원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이는 세아베스틸지주의 배당정책 때문이다. 2021년은 배당재원이 되는 2020년 실적이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2455억원으로 악화되면서 세아홀딩스 등 특수관계자가 배당권리를 포기했다. 대신 배당수취 예정분을 세아베스틸지주 내부에 유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지난해의 경우 세아베스틸지주 배당지급은 487억원이었지만 특수관계자와 일반주주에 대한 차등배당을 실시하면서 세아홀딩스에 대한 지급분은 288억원이었다. 특수관계자에 대한 주당배당금은 1300원으로 1500원이었던 일반주주보다 적었다.

세아홀딩스는 세아베스틸지주로부터 배당수익이 저조했던 시기에는 다른 자회사의 배당지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자본재분배 재원규모 유지에 힘썼다. 2020년 시스템통합(SI)·태양광발전 자회사 세아네트웍스로부터 발전시설 매각대금 중심의 380억원을, 2021년에는 강관제조 자회사였던 세아에프에스로부터 338억원을 각각 수취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두 회사는 완전자회사였기 때문에 세아홀딩스는 지급된 배당을 온전히 내재화할 수 있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올해 3월 주주총회를 거쳐 2022년 결산배당을 385억원으로 결정했다. 주당배당금을 특수관계자 1000원, 일반주주 1200원으로 차등배당했다. 이에 따라 세아홀딩스는 지분율대로 221억원을 수취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 배당수익에서 세아베스틸지주의 높은 기여도는 올해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세아베스틸지주 이외에 세아홀딩스 배당수익에서 기여도가 높은 곳으로는 세아특수강이 있다. 선재·봉강 자회사로 세아홀딩스가 지난해말 지분 68.70%를 보유하고 있다. 세아홀딩스가 세아특수강으로부터 거둬들인 배당수익은 지난해 71억원으로 전체 배당수익의 16.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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