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지주가 시황 부진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탄력적인 가격 정책과 고부가가치 강종 위주의 판매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면서다.
하지만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투심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실적 개선에는 재작년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부진했던 기저 효과도 있다. 또 최대 수요처인 중국 경기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터라 시장에서는 지속해서 좋은 실적이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주가가 쉽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 개선에도 주가 요지부동
지난해 세아베스틸지주의 영업이익(1961억원)이 전년에 비해 54% 증가하는 등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순이익도 1273억원으로 전년보다 44.2% 증가했다.
세아베스틸지주 관계자는 "하반기 전방 산업 수요 위축에 따른 판매량 감소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감소했다"며 "다만 탄력적 가격 정책 및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전략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세아그룹의 양대 지주체제 중 특수강 사업 전문 중간지주사다. 세아베스틸지주 산하에는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항공방산소재와 △SeAH Global Inc. △SeAH Global Vina 등 해외 종속기업들이 포진돼 있다.
하지만 세아베스틸지주의 주가는 크게 오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잠정 실적이 발표된 6일 세아베스틸지주의 주가가 전날과 동일한 2만2900원으로 마감했다. 실적 개선의 기대감이 처음 제기된 작년 2분기 고점(2만9350원)에선 21% 하락했다.
이 때문에 저평가 탈출엔 시동도 못 건 상태다. 지난 6일 기준 세아베스틸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4배에 불과하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 가치로 나눈 것이다. 1배 미만이면 회사 가치가 청산 가치보다도 낮을 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다.
◇숨어 있는 '기저 효과'…관심은 고부가가치 소재?
업계가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철강사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철강 시황 부진과 이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의 문제를 겪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세아베스틸지주의 실적 개선에는 고부가 제품을 확대하고 탄력적인 가격 정책을 운영한 배경도 있지만 재작년 원재료 가격 상승의 여파로 수익성이 좋지 않았던 데 따른 '기저 효과'도 숨어있다. 실제 재작년 세아베스틸지주의 영업이익(1278억원)은 한 해 전에 비해 46%나 감소한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특수한 현상이 겹쳐 좋은 실적을 낸 기업이 불황 속에 계속 준수한 실적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쉽게 베팅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세아베스틸지주의 특수강 자회사 세아창원특수강은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판매량 감소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2% 줄어들기도 했다.
다만 세아베스틸지주가 최근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항공방산 소재나 사용후핵연료운반·저장용기(CASK) 등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선 실적보다 미래 기대감에 주가가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작년 초 일부 언론에서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이 미국 항공우주기업인 스페이스X에 특수합금 공급 계약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당시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른 자회사인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이 진행한 약 350억원 규모의 CASK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된 상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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