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엔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 기업공개(IPO)는 중견그룹사인 DN그룹의 최대 재무 현안이다. 1조원대 인수금융을 상환하고, 신종자본증권으로 발행한 영구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의 전환권 행사를 유도하려면 2025년까지 IPO를 끝내야 한다. 기한 내 IPO를 성사하지 못하면 최상위 지배기업인 코스피 상장사 디엔오토모티브(자동차 방진부품 제조)의 차입금 상환 부담이 가중된다.
디엔솔루션즈는 올해 연결 기준(이하 동일) 매출 성장률 목표를 5.3%(경쟁사 목표치) 이상으로 잡았다. 지난해 매출액(2조17623억원)을 대입하면 올해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설정한 매출 하한선은 2조2916억원이다.
외형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도 이어갈 방침이다. 환율, 원자재 가격 안정화, 해상 운임 인상 추세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증가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3618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5%포인트(p) 증가한 17%였다.
◇ 인수자금 2조946억 대부분 차입으로 마련, 지배기업 부채비율 306%로 상승디엔솔루션즈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2021년 매출 기준) 공작기계 제조업체다. 공작기계 중에서도 절삭(Metal Cutting) 영역에서 △터닝 센터(TC, 스핀들에 장착돼 회전하는 금속 공작물을 공구가 절삭해 형상을 만드는 제품) △머시닝 센터(MC, 다양한 각도·위치로 이동하는 공구가 금속 공작물을 절삭하는 제품)가 주력 제품이다.
올해는 글로벌 공작기계 시장의 역성장에 대비해 사업 전략을 세웠다. 올해 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5% 하락한 226억4400만달러(TC·MC 기준, 약 29조8538억원)로 예상했다. 디엔솔루션즈는 단가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전략적 수주 활동을 전개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수주를 늘려 시장점유율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다시 글로벌 공작기계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시장 규모 성장률은 4.2%, 2025년은 3.8%, 2026년은 4%로 전망했다.
디엔솔루션즈는 2025년 초 IPO에 돌입할 수 있도록 내년까지 실적 관리에 매진해야 한다. 2025년 1월까지 IPO를 성사하지 못하면 디엔오토모티브가 100% 자회사 지엠티홀딩스가 발행한 2200억원 규모 영구 CB 상환 부담을 지게 된다.
지엠티홀딩스는 디엔오토모티브가 두산공작기계(현 디엔솔루션즈)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지엠티홀딩스는 지난해 1월 두산공작기계 지분 100%를 2조946억원에 인수했다. 디엔오토모티브가 유상증자로 출자한 9003억원과 지엠티홀딩스가 장기로 차입한 인수금융 1조396억원, 영구 CB로 조달한 2200억원으로 인수대금을 만들었다.
디엔오토모티브도 지엠티홀딩스로 출자한 증자대금(9003억원) 중 4500억원을 차입금으로 마련했다. 두산공작기계 인수자금 대부분을 차입금으로 치른 셈이다. 디엔오토모티브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21년 말 108%에서 지난해 말 306%로 2배 넘게 증가했다.
◇ 2025년 1월까지 IPO 달성 못하면 디엔오토모티브가 FI 투자금 2200억 상환해야디엔솔루션즈 IPO는 그룹 재무 부담을 해소하는 첫 단추다. 디엔오토모티브는 지엠티홀딩스 영구 CB 투자자와 디엔솔루션즈 IPO 일정을 협의해 부속합의서를 체결했다. 디엔솔루션즈가 2025년 1월까지 IPO를 완료하지 못하면 디엔오토모티브가 지엠티홀딩스 영구 CB 추가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 조건이 충족되도록 했다. 행사금액은 투자자의 취득금액(2200억원)에 일정 수익률을 가산한 금액이다.
디엔오토모티브가 추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상황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동반매각권을 쥐고 있다. 디엔오토모티브가 부속합의서에 따라 추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지엠티홀딩스 지분 100%와 미상환 신종자본증권을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다.
2025년 1월은 디엔오토모티브가 금융기관 차입금 중 1800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달이기도 하다. 한꺼번에 차입금 상환 일정이 몰리지 않도록 하려면 디엔솔루션즈 IPO를 기한 내에 마쳐야 한다. 최근 3년 디엔오토모티브의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 평균치는 710억원이다.
디엔솔루션즈 IPO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영구 CB 투자자들의 전환권 행사(디엔솔루션즈 발행 주식으로 교환)를 유도할 수 있다. 전환권이 행사되면 재무제표에 자본으로 인식한 22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상환 부담은 사라진다. IPO 과정에서 지엠티홀딩스가 구주 매출로 인수금융 상환 재원을 만들 수도 있다.
지엠티홀딩스 영구 CB 투자자는 대부분 재무적투자자(FI)다. 계열사 동아타이어공업(500억원)을 제외하고 △한국투자제조혁신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1400억원) △에스케이에스한국투자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100억원) △화인케이비기업재무안정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200억원)가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