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엔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가 2년여만에 배당을 재개한다. MBK파트너스에서 코스피 상장사 디엔오토모티브(자동차 방진부품 제조)로 주인이 바뀐 뒤 지급하는 첫 배당이다. 디엔솔루션즈가 배당으로 모회사에 인수금융 이자비용 지급 능력을 만들어 주는 모습이다.
디엔솔루션즈는 지난 3일 이사회에서 중간배당 지급을 결의했다. 오는 18일 주주 명부 등재된 주주에게 중간배당을 지급한다. 배당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디엔솔루션즈 최대주주는 디엔오토모티브 100% 자회사인 지엠티홀딩스다. 지엠티홀딩스가 디엔솔루션즈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엠티홀딩스는 디엔오토모티브가 디엔솔루션즈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비상장사다.
디엔솔루션즈는 지난해 1월 디엔오토모티브 손자회사로 들어갔다. 지엠티홀딩스가 MBK파트너스에서 두산공작기계(현 디엔솔루션즈) 지분 100%를 2조946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절차를 마치고 지난해 6월 상호를 두산공작기계에서 디엔솔루션즈로 바꿨다.
◇ 지엠티홀딩스로 대주주 변경 뒤 끊겼던 배당 재개지엠티홀딩스가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디엔솔루션즈는 한동안 무배당 기조를 유지했다. 디엔오토모티브는 2021년 8월 지엠티홀딩스를 설립하고, 디엔솔루션즈 인수를 준비했다. 같은 달 지엠티홀딩스 이사회에서 디엔솔루션즈 인수를 결의했다. 지난해 1월 거래대금을 모두 납입하고 인수 절차를 끝냈다.
디엔솔루션즈는 MBK파트너스가 조성한 펀드를 최대주주에 올라 있을 때는 매년 배당을 지급했다. MBK파트너스는 2016년 3월 두산공작기계를 설립해, 그해 4월 두산인프라코어에서 공작기계 부문을 사업 양수도 방식으로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두산공작기계를 설립한 첫해부터 배당을 수령했다. 두산공작기계는 2016년 결산배당으로 100억원을 지급했다. 연결 기준(이하 동일) 배당성향은 44%다. 이듬해 배당을 증액해 결산배당으로 300억원(배당성향 51%)을 지급했다. 2018년에는 중간배당(1407억원)과 결산배당(900억원)으로 총 2307억원을 풀었다. 배당성향은 147%로 배당금 총액이 그해 당기순이익(1568억원)보다 컸다.
그 뒤에도 두산공작기계가 벌어들이는 당기순이익은 대부분 배당으로 빠져나갔다. 2019년에는 결산배당(700억원)만 지급했다. 그해 배당성향은 58%다. 2020년 다시 중간배당(1960억원)을 재개했다. 그해 결산배당(250억원)까지 결의해 배당금 총액은 2210억원(배당성향 437%)이었다. 당기순이익(506억원)의 4배 규모로 배당금을 지급했다. 2021년에는 중간배당(1300억원)만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94%로 그해 당기순이익(1389억원)이 대부분 배당으로 빠져나갔다.
지난해 1월 디엔오토모티브로 디엔솔루션즈의 최상위 지배회사가 바뀐 뒤에는 배당보다 자본 보강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디엔솔루션즈가 거둔 당기순이익(2244억원)이 모두 이익잉여금으로 쌓였다. 2021년 말 4036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6432억원으로 증가했다. 자본총계가 커진 덕분에 2021년 말 320%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78%로 142%포인트(p) 낮아졌다.
◇ 모회사 인수금융 이자비용 만들 곳 디엔솔루션즈 배당뿐디엔솔루션즈가 다시 배당 지급을 결정한 건 최대주주 지엠티홀딩스의 자금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지엠티홀딩스는 두산공작기계 인수자금을 대부분 차입금으로 치렀다. 1조600억원 규모로 인수금융 약정을 체결해 총 1조396억원을 실행했다. 지난해 말 지엠티홀딩스 장기차입금 1조329억원(이자율 4.78~6.71%)은 모두 인수금융이다. 지난해 1월 2200억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도 찍었다. 발행 이후 5년 동안 이자율은 4%다. 5년 후부터 8%p, 7년 후부터 3%p 금리가 가산되는 스텝업 조항이 달려있다.
지엠티홀딩스는 자체 사업 없이 디엔솔루션즈 지분만 들고 있어 설립 이후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는 383억원이 빠져나갔다. 대부분 이자비용(373억원)이다. 디엔솔루션즈 인수자금을 만들기 위해 차입을 늘리면서 유입된 현금으로 지난해 이자비용까지 지급했다. 인수자금과 이자비용을 지출하고 남은 현금성 자산은 211억원이다.
디엔솔루션즈는 배당으로 모회사 지엠티홀딩스에 인수금융 이자비용 지급 능력을 만들어 주고 있다. 지엠티홀딩스는 올해 이자비용을 지출하기 위한 현금 충원이 필요했다. 디엔오토모티브가 추가 출자나 자금 대여를 결정하지 않는다면, 100% 자회사인 디엔솔루션즈 배당에 기대 현금흐름을 창출해야 한다.
디엔솔루션즈는 지엠티홀딩스가 인수금융을 상환할 때까지 배당으로 모회사의 이자비용 지급 능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디엔솔루션즈는 지난해 잉여현금흐름 2150억원을 유동성으로 축적했다. 2021년부터 당기순이익 규모가 커지면서 영업활현금흐름(지난해 별도 기준 2268억원)도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