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전사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선다. 국내외 경기 불안이 장기화 기조에 진입한 만큼 안정적인 경영 시스템 확립이 골자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기존에 구축한 전문 경영인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단기적으로는 증권가를 비롯해 재계 전반에 확산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 대응안 수립을 꾀한다. 향후 계획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이러한 의지는 최근 선임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이력에서 엿볼 수 있다. 부동산 IB와 리스크 관리 역량까지 갖춘 인물을 중용했기 때문이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1월 안종균 미래에셋증권 리스크관리부문 대표 부사장을 경영혁신부문 대표로 이동시켰다. 미래에셋증권은 CFO를 별도로 두고 있지는 않지만 대대로 경영혁신부문장에게 CFO 자리를 맡겼다.
1969년생인 안 부사장은 미래에셋그룹 내에서 부동산 IB와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꼽힌다. 성균관대 회계학을 전공한 그는 한국기업평가와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등을 거쳐 2005년에 미래에셋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안 부사장은 미래에셋증권 PF2본부장과 프로젝트금융2본부장 등을 맡으며 부동산 IB 부문의 역량을 쌓았다. 이후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와 리스크관리부문 대표를 지냈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시기도 리스크관리부문 대표를 맡았을 때다.
그는 미래에셋증권 안팎에서 소통을 중요시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회사의 리스크 관리를 책임질 당시에는 영업부서와의 미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현업부서와의 마찰은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은 높이기 위한 방안이었다. 각 분야별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자기개발에도 노력한 인물이기도 하다.
안 부사장의 재무관리 목표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증권가 등에서 주요 리스크 관리 대상으로 떠오른 부동산 PF에 집중할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부동산 PF의 대출잔액은 125조3000억원 규모다. 이는 2019년 말 75조8000억원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과 2021년 말에는 각각 90조3000억원과 110조2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 PF대출 연체율의 경우 상승세로 돌아섰다. 등락을 반복하던 부동산 PF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에 0.38%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는 다시 증가해 0.90%를 기록했다. 이중 증권사 연체율이 8.20%로 전 업권 중에 가장 높았다. 이는 2021년 3.70%와 비교해 4.50%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다만 안 부사장 입장에서 미래에셋증권의 부동산 PF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대목은 고무적인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부동산 PF 잔고는 1조5000억원 규모로 시장에서는 리스크가 높지 않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또한 브릿지론(Bridge Loan) 비중도 높지 않은 가운데 2022년 말 기준으로 관련 대손충당금 내역도 없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인사에서 안정과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만큼 안 부사장 역시 관련 기조에 맞춰 보수적인 운용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