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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용 대한항공 CFO, 가이던스 재공개 언제쯤

올해 항공업 전망만 제시...코로나 시기에도 美 델타항공 분기별 가이던스 제공

김형락 기자  2023-02-14 16:45:19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대한항공이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와 영업과 실적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고 있지만 IR 정책은 코로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초기 자취를 감춘 연간 가이던스를 올해도 발표하지 않았다. 주요 사업 지표들이 안정화한 뒤 실적 전망 등을 담은 경영계획을 공개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2020년부터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내지 않고 있다. 2019년까지는 연초에 전년 연간 실적을 발표하며 별도 기준(이하 동일)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공개했다.

연간 가이던스 제공은 대한항공이 오랫동안 고수한 IR 정책이었다. 2003년 1월 최고운영책임자(COO), CFO 등을 도입해 최고경영자(CEO)와 그 외 경영진 간 권한·책임을 명확화하고, IR팀에서 매출·영업이익·경상이익·투자계획을 포함한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하은용 부사장이 2016년 대한항공 재무본부장에 부임했을 때도 따랐던 IR 정책이다. 재무본부 아래 자금전략실 소속 자금기획팀에서 연간 가이던스를 제공했다. 공개 내용은 한 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이다. 2017~2018년에는 경영계획팀, 2019년에는 IR팀에서 가이던스를 줬다.

가이던스가 사라진 건 2020년이다. 하 부사장이 2019년 대한항공 CFO에 오른 직후다. 코로나 확산이라는 유례없는 사태가 벌어지자 IR 정책에 변화를 줬다. 투명한 정보 공개보다 시장 상황에 맞는 대응에 역량을 집중했다. 2020년 1월 중국에서 유행하던 코로나는 2월부터 국내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3월에는 대한항공이 항공기 90%를 운항하지 못할 정도로 여객 수요가 줄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여객 수요 회복, 화물 운임, 유가·환율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져 안정적인 경영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수립된 시나리오 분석 성격의 경영계획을 공시하는 것이 오히려 부정확한 정보로 작용할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시기 가이던스를 내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도 2004년부터 매년 매출, 영업이익 등을 담은 실적 예측치를 제시했다. 2019년을 끝으로 가이던스는 자취를 감췄다.

해외 항공사들은 대한항공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미국 국적 항공사이자 뉴욕 거래소 상장사인 델타항공은 코로나 시기에도 분기별로 가이던스를 줬다.

코로나 특수성을 감안해 정보 공개 내역은 바뀌었다. 2020년 1분기 전망은 매출 성장률과 세전이익 등을 포함했다. 2021년 1분기 가이던스에는 수익성 지표는 담기지 않았다. 매출 감소 전망과 영업비용 감소율, 연료비 제외 운영비(Consolidated CASM), 유동성 예측치 등을 보여줬다. 지난해 1분기 가이던스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 통합 단가(CASM-Ex) 증가율 등을 제시했다.


델타항공은 올해 가이던스를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려놨다. 지난달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 1분기와 연간 수익성 전망을 제시했다. 매출 성장률, 영업이익률, 주당순이익 목표가 담겼다. 분기 매출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성장률,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성장률로 공개했다.

대한항공도 올해 IR 정보에 변화를 줬다. 참고자료로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항공산업(Airline Industry) 전망을 포함했다. 글로벌 여객은 올해부터 정상화하고, 지역별 수요 중 아시아 지역은 내년 이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 내용이다. 대항한공의 향후 실적 방향성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정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19년까지는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스케줄 계획을 기반으로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경영계획을 수립해 공시했다"며 "향후 여객 수요와 기타 주요 사업 지표들이 안정화된 이후 전과 같은 경영계획 공시 재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 부사장이 다시 가이던스를 주더라도 실적과 오차율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대한항공은 실제 거둔 영업이익과 전망치 사이 오차율이 컸다. 하 부사장이 재무본부장에 부임한 2016년 영업이익(1조790억원)은 가이던스(7700억원)와 40% 격차를 보였다. 2019년에는 영업이익(2864억원)이 전망치(1조원)에 71% 미달했다.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가이던스와 실적 오차 줄이려는 노력을 보여줬다. 2019년 12월 연초 제시했던 가이던스를 업데이트해줬다. 매출 전망은 6조3834억원에서 5조9733억원으로 낮추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을 예고했다. 조정 이후 매출 오차율은 -7%에서 -1%로 줄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수정 전망치보다 적자 폭은 2000억원 정도 컸지만, 당초 흑자 예상치보다 오차율은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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