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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THE CFO가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재무 조직은 기업이 새로운 도약을 하거나 위기 상황일 때 운명이 결정된다. 이때 탁월한 재무전략으로 진가를 발휘하면 사내에서의 입지를 공고화하는 건 시간문제다.
하이브의 재무회계 조직이 그렇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현재 새로운 도약을 맞이한 동시에 치열한 전쟁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언론이나 홍보 관련 부서처럼 외부로 노출되는 싸움을 하는 건 아니지만 이 같은 터닝포인트 시기 내부적으로 전략을 어떻게 짜고 실행하는지에 운명이 달렸다.
하이브 역시 재무회계 관련 경력직을 새로 물색하면서 조직 규모를 키우려 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만큼 글로벌 팬덤이 크고 해외투자자들도 상당히 있는 만큼 재무회계부서임에도 영어나 일본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사람을 우대한다. 또 SAP 사용 경험자도 선호하는 요소다.
이번에 뽑이는 재무회계 경력자는 회계 정보 수집과 기록, 회계 처리업무에 투입된다. 원천세·부가세 등 세무 관련 실무까지 담당하게 된다. 여느 재무부서처럼 결산·감사 등에 따른 업무 집중 기간이 존재한다.
하이브 측은 "법인 회계·세무와 관련 사업 정산 전반에 대한 기초 데이터를 세심하고 정확하게 수집하고 기록해야 한다"면서 "이에 정보·데이터 분석 능력과 데이터·수치화된 자료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수리 감각, 문서자료를 이해하고 이를 원활히 소통하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까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에 뛰어들어 몸집이 커지면서 다뤄야 될 회계정보도 더 방대해진다. 특히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에 비해 성장속도가 급했던 만큼 조직규모가 이를 미처 따라가지 못한 부분이 있다.
2021년만 봐도 SM엔터테인먼트 총자산증가율은 23%인 반면 하이브의 경우 145.7%에 달한다. 반면 재무 등 지원부서 규모는 기존과 큰 차이가 없어 버거운 상태다. 이에 관련 부서들은 최근 계속해서 인력을 추가로 들여오고 있다.
기본적인 재무회계 부서 업무뿐 아니라 지분 경쟁 등 경영권 관련 이슈도 내부적으로 계속해서 모니터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의 단일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지분 18.46% 인수와 함께 공개매수까지 추진해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이 총괄에게 등돌린 경영진과 카카오로선 악재가 생겨 셈법이 복잡해졌다. 앞으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를 포함한 기관과 나머지 주주들은 양측 사이에서 실익을 저울질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하이브가 급성장한 만큼 이에 걸맞는 인력 확충이 필요한 상태"라면서 "특히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재무 파트도 만반의 준비를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