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상대로 열었던 실적 발표 간담회에서 밝힌 대로 배당은 시중은행하고 비슷하게 결정하도록 내부에서 조율 중이다. 은행주 평균 배당성향이 30% 정도 되는데 작년 수준 이상으로 배당해야 할 것으로 본다."
문창환 IBK기업은행(기은) 경영전략그룹장(부행장·사진)은 9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부행장은 기은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순이익이 2조8000억원에 이르면서 배당 확대 기조를 내비친 것이다.
앞서 기은은 지난 7일 '2022년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으로 2조79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기준 당기순이익이 2조4259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15.3% 증가한 수준이다. 이로써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1년 만에 경신했다. 은행 별도 순이익은 2조4705억원으로 1년 새 22% 증가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은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기은 관계자는 "국책은행 중 유일한 상장사로서 이윤을 창출해 공공성과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기반으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중소기업 지원 등 시장 안전판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기은은 30% 수준의 배당성향을 이어왔다.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한 해는 2019년으로 32.5%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2020년 배당성향은 29.5%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2021년 배당성향은 30.7%였다.
기은이 배당 규모를 늘린다는 시그널을 보내자 2022년도 배당성향이 얼마로 결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문 부행장의 재무 기조대로라면 전년 배당성향 30.7%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으로 배당이 이뤄질 전망이다.
기은은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배당 규모 자체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은행 별도 기준 순이익은 2조4705억원이다. 저번과 같은 배당성향으로 결정된다면 배당총액은 7584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대손충당금을 전년보다 50% 많이 쌓고도 순이익이 15.3% 증가했다. 지난해 쌓은 대손충당금만 1조4640억원이다. 최근 기은이 쌓은 대손충당금은 △2021년 말 9564억원 △2020년 말 1조4953억원 △2019년 1조4790억원이다. 대손충당금은 비용으로 계상돼 적게 쌓으면 실적이 개선되고 반대로 많이 쌓으면 실적이 악화되는 구조다.
문 부행장은 "올해 경기가 어렵다고 해서 대손충당금을 크게 쌓긴 했는데 버퍼(buffer)를 더 가져가야 하는지 여러 가지 의견을 듣고 있다"며 "경상충당금이라고 해서 실질적으로 쌓아야 하는 건 쌓았고 미래에 대비해 조금 더 쌓았다"라고 말했다.
문 부행장은 또 "작년 대손충당금과 관련해서는 한계기업이라든가 여러 요소를 다각적으로 고려해서 최대한 적정하게 쌓은 것으로 생각된다"며 "올해 경기나 성장률 전망이 좋지 않고 수출도 부진하다고 해서 더 마음의 준비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965년생인 문 부행장은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2010년대 들어 파주드림기업지점장, 일산덕이지점장, 평촌기업금융지점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7월에는 미래기획실장에 임명됐으며 반월지점장, 남중지역본부장, 경서지역본부장을 거쳤다.
2021년 7월 디지털그룹장에 선임되며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1월 정기인사에서 문 부행장이 경영전략그룹장에 낙점돼 CFO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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