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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복 신임 현대글로비스 대표, '효율성 개선' 임무

원가관리·손익관리·해외법인관리 담당자 등 잇단 채용

양도웅 기자  2023-01-25 15: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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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THE CFO가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신임 대표이사는 스스로 정하든, 임명권자가 정해주든 '임무'를 갖고 부임한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달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에 내정된 이규복 부사장의 임무 중 하나는 국내외 법인의 효율성 개선으로 풀이된다. 불필요한 비용과 의사결정 단계를 줄여 수익성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효율성 개선 작업은 이 신임 대표이사의 전공 분야이기도 하다. 2018년부터 2년간 현대차에서 미주관리사업부장과 미주유럽관리사업부장을 지낸 그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체계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공로로 국내에 복귀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현대차 프로세스혁신사업부장으로 효율적인 업무 인프라 구축에 기여했다.

(출처=헤드헌팅 업계 및 현대글로비스 등)

◇이규복 대표 내정 후 '대규모 관리 인력 확충'

현대글로비스는 25일 현재 전략과 기획, 경영관리 부문에서 대규모 경력직을 채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전략투자 담당자 △IT 기획 및 전략 수립 담당자 △해외법인 경영분석 및 관리 담당자 △유통부문 원가관리 담당자 △해운부문 원가관리 담당자 △손익관리 담당자 △내부회계관리 담당자 등을 찾고 있다.

이러한 잇단 채용 공고는 이규복 부사장이 대표에 내정된 이후 등장했다는 점에서 오는 3월 이 부사장이 정기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 이후 현대글로비스의 미래 경영 목표를 가늠해볼 수 있다.

인수합병과 지분투자를 담당할 전략투자 담당자를 제외하면 모두 효율성 개선을 포함한 경영관리 업무와 관련 있다. IT 기획 및 전략 수립 담당자의 주요 업무는 IT 사업 계획과 비용 관리다. 해외법인 경영분석 및 관리 담당자는 해외법인의 신규 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고 각 법인에 경영관리 측면에서 개선할 점은 없는지 파악한다.

유통부문 원가관리 담당자와 해운부문 원가관리 담당자는 회사의 주요 사업인 유통과 해운 사업의 수익성을 검토하고 고정비를 관리한다. 손익관리 담당자는 회사 전체 예산과 경영목표에 맞춰 사업이 진행되는지 관리하며 특이사항을 경영진에 보고한다. 내부회계관리 담당자는 업무 프로세스에 위험 요소는 없는지 앞서 살펴본다.

위 담당자들 업무는 모두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대내외 위험요소는 없는지, 불필요한 비용이나 업무 프로세스는 없는지 등을 점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규복 신임 대표의 경영 목표 중 하나가 효율성 개선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출처=현대자동차 사업보고서)

◇'활동성·수익성 개선' 이어갈지 주목

효율성 개선 작업은 이 대표가 능력을 입증한 영역이다. 2013년 현대차에서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을 단 이 대표는 브라질생산법인(HMB)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프랑스판매법인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뒤, 2018년과 2019년에 미주관리사업부장과 미주유럽관리사업부장으로 근무했다.

그가 두각을 나타낸 시기는 2018년과 2019년으로 꼽힌다. 현대차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도 수익성 중심의 경영전략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 점유율 10%(2022년 연간 기준), 유럽 시장 점유율 9.9%(2022년 1~9월 기준)를 기록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내는 데 밑바탕을 마련한 것이다.

이러한 공로로 2020년 국내 본사로 복귀하며 전무로 승진, 3년간 프로세스혁신사업부장으로 근무했다. 마지막 1년은 차세대ERP혁신센터장을 겸하며 회사의 재고, 회계, 인사, 급여 등 중요 경영관리 업무를 자동화하고 효율화하는 데 힘썼다. 이처럼 현대차에서 축적한 경험을 이번에는 현대글로비스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활용하게 된 셈이다.

현대글로비스의 활동성은 개선세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테면 연결기준으로 매출채권회전일수는 2021년 39.8일로 전년 대비 8.4일 앞당겼다. 매출채권회전일수는 매출채권이 현금화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짧을수록 현금 확보에 유리하다. 예년보다 8.4일 일찍 현금이 회사에 들어왔다는 뜻이다.

연결기준. (출처=현대글로비스 사업보고서)
연결기준. (출처=현대글로비스 사업보고서)

재고자산회전일수도 2021년 39.7일로 전년 대비 7.7일 빨라졌다. 재고자산회전일수는 창고에 있던 재고가 고객에게 팔리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으로 짧을수록 비용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창고에 재고가 오래 있으면 관리비가 늘어나고, 해당 재고에 대한 수요가 줄면 가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2022년 실적은 집계 중이지만, 주요 활동성 지표 모두 개선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도 반등했다. 2022년 3분기 누계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6.7%로 전년동기 대비 1.7%포인트(p) 개선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도 3.3%에서 4.1%로 향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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