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서 코스맥스그룹 부사장(CFO)은 지난 10년 코스맥스그룹의 재무를 관통하는 인물로 꼽힌다. 10년 이상 재무담당 임원과 CFO로 장기 재직하며 그룹 창업주 이경수 회장의 신임을 얻었다. 특히 굵직한 투자 확장 국면에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는데 공을 들이며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사장은 지난 1월 1일자로 단행된 코스맥스그룹의 정기임원인사에서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9년 전무 승진 이후 약 5년 만이다. 재무 파트 위상도 그의 승진과 함께 확대됐다.
그는 회계사 출신 재무통이다. 삼정KPMG 출신으로 2011년 3월 경영진단팀 부장으로 입사해 코스맥스그룹과 연을 맺었다. 그해 말 재경담당 이사로 승진했다. 2016년과 2019년 각각 상무와 전무로 승진했고 이번에 부사장이 됐다. 지주회사 코스맥스비티아이 소속 CFO로 코스맥스를 중심으로 계열사 전반 재무를 총괄하는 임무를 맡는다.
신 부사장은 재무안정성 강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0년대 300%를 크게 웃돌던 핵심 계열사 코스맥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말 191.3%까지 떨어졌다. 코스맥스그룹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승진으로 재무 파트에 힘을 실어주려는 그룹 기조가 반영됐다"며 "2021년 200% 수준, 지난해 200% 밑으로 부채비율이 하락하는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지난 10여년 코스맥스그룹의 글로벌 확장에 맞춰 자금 조달 전략을 짜고 재무 부담을 줄이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2010년대 중반 단행한 집중 투자는 글로벌 영토 확장의 기틀이 됐지만 재무안정성이 떨어지는 요인이 될 수 있었다. 2016년 최고재무책임자로 부임할 당시 최우선 과제도 재무안정성 유지에 있었다.
코스맥스그룹은 글로벌 거점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중국(상하이·광저우)에 이어 2012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생산기지를 세웠고 2014년 미국 오하이오에 첫 번째 생산 공장의 첫 삽을 떴다.
투자 확대로 부채비율은 2013년 200%를 상회했고 2014년 말 304%, 2015년 말 355%로 올라갔다. 차입금은 2014년 말 1450억원에서 2015년 말 2106억원으로 증가했다. 신 부사장은 유상증자로 1200억원가량을 조달하고 이를 차입금 상환 등에 투입해 부채비율을 낮춘다는 계획을 실행했다. 부채비율은 2016년 말 221%까지 떨어졌다.
2017년에는 태국법인 설립과 미국 화장품 ODM 업체 누월드 인수를 진행하며 부채비율은 300%대로 올라갔다. 누월드 인수는 미국 거점 마련을 위해 그룹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딜이었다. 재경 파트는 신설 특수목적회사(SPC) 코스맥스웨스트를 내세워 누월드 인수를 매끄럽게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신설법인 코스맥스이스트를 중심으로 중국 사업을 재편하는 작업도 지휘했다. 중국 지주 코스맥스이스트 지분 10%를 SV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해 800억원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2021년 6월에는 2016년 이후 5년여 만에 133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증자는 최대주주인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초과 청약을 하는 등 주요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투자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평택2공장·물류센터 신축, 공장 자동화 확대 이외에 재무구조 개선 목적도 있었다.
코스맥스그룹에 따르면 향후 신 부사장은 코스맥스의 오하이오·뉴저지 공장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는데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 법인 경영효율화 작업은 올해도 이어진다.
또 건강기능식품(건기식) 계열사인 코스맥스엔비티, 코스맥스바이오의 재무안정성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맥스바이오는 2021년 기준 자본 잠식에 놓여 있고 코스맥스엔비티는 작년 9월 말 부채비율이 400%에 육박한다. 건기식 사업은 화장품 ODM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그룹 전체 외형 확대를 위한 성장 동력으로 평가되는 만큼 두 계열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재무안정성 확보는 중요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