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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비용 증가에도...채무 상환 작업 '여유'

[OEM·ODM]④이자보상배율 상승 뚜렷, 코스메카코리아 재무 안정성 강화 '청신호'

김소라 기자  2024-10-17 15:56:50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국내 화장품 위탁생산업체들이 빚 상환 역량 면에서 가시적인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매출 규모를 극적으로 늘린 2018년 이후 변화 추이를 돌이켜 볼 때 현재 해당 역량이 가장 강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수익성 제고 성과를 기반으로 금융비용 확대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는 모습이다.

특히 코스맥스와 코스메카코리아가 재무 안정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유동성을 새로이 확충, 순차입 규모를 축소했다. 이를 토대로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 가능 여력을 늘렸다. 반면 한국콜마는 이와 비교해 다소 부진한 흐름이 감지된다. 수익성 개선 등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났음에도 근래 시설 투자 확대 등 현금 지출 부담이 따르며 재정 건전성이 약화됐다.


국내 화장품 위탁생산업체들은 일제히 빚 대응 역량을 강화했다. 상환 역량 가늠추인 이자보상배율 지표가 최근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로나 시기 수익 창출 능력에 일시적으로 제동이 걸리기도 했으나 다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이자 비용 상승에도 여유 있게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수요를 빠르게 소화한 덕이다. H&B(헬스앤뷰티)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영업 성과를 내고 있는 인디 브랜드 물량을 다수 확보하며 근래 빠르게 외형을 키웠다. 현재 국내 화장품 OEM·ODM 비즈니스는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등 상위 3개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 이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모두 합쳐 40%대다. 인디 브랜드들이 국내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으로 영업 기반을 적극 확장하며 최근 이들의 수익성도 크게 뛰었다.


이 가운데 가장 낙관적인 흐름을 보이는 곳은 코스메카코리아다. 비교 기업 중 채무 상환 역량이 단기간 가장 빠르게 개선됐다. 지난해 말 연결 이자보상배율은 직전년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12.2배를 기록했다. 당해 수익성 개선이 가파르게 이뤄지며 금융비용 증가분을 여유 있게 상쇄했다. 이자보상배율 수치만 보면 코스메카코리아의 빚 대응 능력이 가장 우수하다.

이는 코스메카코리아 입장에서도 고무적인 변화다. 2018년 연결 이자보상배율이 6.5배 수준으로 내려앉은 후 좀체 수치를 반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 2016년 기업공개(IPO) 당해 금융기관 차입분을 대거 털어내며 이자보상배율을 110배까지 높였으나 곧 상환 역량이 급격히 위축됐다. 이후 약 5년 여만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연결 이자보상배율이 22배에 근접하며 낙관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코스맥스 재무 안정성도 한층 강화됐다. 현금성자산이 크게 불어나며 상환 역량을 한 뼘 더 높였다. 지난해 말 연결 순차입금은 직전년도 대비 1100억원 줄어든 3100억원대로 집계됐다. 코로나 발발 시기였던 2020년 말 순차입금액이 5000억원대를 넘겼던 것을 고려하면 수치를 크게 개선했다. 구체적으로 이때 당시와 비교해 보유 현금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및 인도네시아 법인 등에서의 매출 호조가 기반이 됐다.

채무 상환 역량도 소폭 개선됐다. 지난해 말 연결 이자보상배율은 전년대비 44% 가량 상승한 3.6배를 기록했다. 당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등 수익성 지표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으나 금융비용 부담도 고조되며 이자보상배율 수치 개선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다만 꾸준히 실적을 확보하며 올해 상반기 말 연결 이자보상배율을 4배 수준까지 높였다.

반면 한국콜마는 재무 건전성 강화 작업이 녹록지 않았다. 화장품 ODM부문 성적 개선으로 영업 호조가 이어졌지만 덩달아 차입금도 늘어나며 결과적으로 채무 상환 역량 변화는 미미했다. 지난해 말 연결 이자보상배율은 3배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동 수치를 8.4배까지 높이며 긍정적인 변화 흐름은 감지된다.


다만 차입 부담은 계속해서 가중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한국콜마 연결 순차입금액은 9600억원 수준까지 커졌다. 전년 말 대비 1300억원 이상 늘었다. 동 기간 전체 차입금이 늘어난 반면 현금성자산은 축소된 탓이다. 화장품 사업 확장을 위한 세종시 공장 매입 및 전문 의약품 연구 시설 신규 확보 등 현재 전 사업부문에서 투자가 이뤄지며 현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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