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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재무 안정' 중책 맡은 박종무 상무

은행 재무·증권 CFO 거쳐 그룹재무총괄 취임…"시장 이슈 감안 재무전략 수립"

최필우 기자  2022-12-27 14:01:18
하나금융이 신임 그룹재무총괄(CFO)에 박종무 하나증권 경영관리그룹장(상무)을 임명했다. 박 상무는 하나은행 재무기획부장과 하나증권 CFO를 거쳐 주요 관계사 재무 사정을 두루 꿰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여전한 대외 불확실성 속에 그룹 전반의 재무 안정을 도모할 적임자로 낙점됐다.

27일 박 상무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증권 업무가 복잡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은행과 증권 양쪽을 모두 경험한 게 아무래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리스크 관리를 전담하는 임원이 따로 계시지만 시장의 여러가지 이슈들을 감안해 보조를 맞추고 재무 전략을 짜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1967년생으로 밀양고등학교,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2009년 카이스트 금융MBA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에는 하나은행 경영관리부 팀장을 맡았다. 그는 2017년 하나은행 재무기획부 부장을 맡아 4년 간 근무했고, 잠시 여의도금융센터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7월 하나증권 CFO로 취임했다.

박 상무의 경력은 재무에 특화된 동시에 은행과 증권 근무 이력이 모두 포함돼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나금융 내에서 재무 담당 임원이 지주와 은행을 오가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은행, 증권, 지주를 넘나든 전례는 없었다. 하나증권이 박 상무를 기용하면서 은행 출신 CFO를 둔 것도 5년 6개월 만의 일이었다.

은행과 증권 양쪽의 경험을 중시하는 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인사에서 나타나는 패턴이다. 함 회장은 은행 지원 조직에서 주로 경력을 쌓은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를 신임 하나증권 대표로 낙점했다. 또 강 대표를 지주 부회장으로 임명해 관계사간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시너지전략팀을 맡겼다. 박 상무도 은행, 증권에서의 경험을 두루 활용해 그룹 차원의 재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박 상무는 취임 초반 비은행 관계사 재무 관리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올해 금리 인상기 수혜를 입고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또 타 시중은행 대비 저원가성예금 이탈 규모를 줄이는 등 조달 비용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은행, 지주 CFO를 역임한 이승열 하나생명 대표가 신임 하나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은행 재무는 한층 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반면 하나증권을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자금 조달 측면에서 리스크가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회(IR)에서도 비은행 계열사의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현황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바 있다.

초대형 IB 진출을 앞둔 하나증권 건전성 관리도 현안 중 하나다. 하나증권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하락 추세다. 연결기준으로 2017년 286.3%, 2018년 233%, 2019년 173.7%, 2020년 169.8%, 2021년 159.8%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이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하면서 지표가 하락한 것이다.

NCR은 증권사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높을 수록 위기 대응 여력이 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NCR이 지나치게 높으면 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하나증권이 초대형 IB에 진출하고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50% 이상을 기업에 투자해야 해 위험액 증가가 예상된다. 후임 하나증권 CFO와 합을 맞춰 NCR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박 상무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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