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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정통 LG맨' 기용 활발한 LS그룹

④계열분리 후에도 업무 연속성 유지, '30년 이상' 장기근속 사례 다수

박동우 기자  2022-12-26 1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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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전기·전자, 소재, 에너지 업종을 망라한 LS그룹의 뿌리는 'LG'다. 2003년 LG그룹에서 독립하면서 역사의 서막을 열었다. 기업집단 성장의 근간을 뒷받침한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정통 LG맨'으로 기용한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전·현직 재무 총괄 임원들 중에는 △상사 △산전 △전선 △도시가스 등의 LG그룹 계열사에 입사해 30년 넘게 장기 근속한 인물들이 존재한다. 업무 연속성과 조직 안정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기존 재무 라인을 CFO로 선임했다.

명노현 ㈜LS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명 부회장은 1987년에 금성전선(LS전선)으로 입사한 이래 30년 넘게 한 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경영기획담당 이사, 재경담당 상무를 거쳐 2008년 경영관리부문장에 올랐다.

CFO 재직 시절 국내에서 달러채권(김치본드)을 발행하고 계열사간 여유 자금을 공유하는 시스템(Cash Pooling System)을 구축했다. 덕분에 금융비용을 절감하는 성과를 실현했다. 명 부회장은 안정적으로 곳간을 관리한 역량을 인정 받으면서 2017년 LS전선 대표이사로 영전했다.


김동현 LS일렉트릭 부사장 역시 34년째 한 회사에 몸담았다. 1988년에 금성산전(LS일렉트릭) 재무팀 사원으로 합류하면서 첫 연을 맺었다. 김 부사장이 임원에 오른 시점은 2014년으로, 당시 재경부문장에 내정됐다. 2022년까지 8년에 걸쳐 CFO 직무를 수행했다. 올해 재무 부서가 속한 지원 총괄 조직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총괄 조직으로 개편되면서 대표이사 직함을 달게 됐다.

예스코의 자금 관리를 책임졌던 CFO들은 극동도시가스 공채 사원 출신이다. 장균식 전 재경부문장은 1982년에 입사했다. 정창시 예스코 대표는 1985년 경리과에 들어간 이래 40년 가까이 종사했다. 정 대표는 재무 외에도 영업부문장, 에너지사업본부장 등의 다양한 직책을 경험하고 최고경영자(CEO)로 올라섰다.

지주회사 ㈜LS의 역대 CFO 3인방이 지닌 커리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초대 도석구 부회장(2008년~2015년) △제2대 한상훈 부사장(2016년~2020년) △제3대 심현석 전무(2021년 취임) 등은 모두 LG그룹에서 첫 경력을 다진 공통점이 존재한다.

창업주 일가와 가까이서 소통하며 계열사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만큼, LS그룹의 태동 기반인 LG 출신 인물을 지주사 CFO로 등용하는 게 적절하다는 인식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자금 관리의 특수성과 사내 인재 풀(pool) 활용의 효율성까지 감안한 선택이었다.


초대 CFO를 역임한 도석구 LS MnM 부회장은 1986년 유통 계열사인 희성산업(LG유통) 회계과에 입사하면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LG 회장실 재무관리팀 부장, LG전선 경영관리담당 이사 등을 역임했다.

도 부회장의 뒤를 이어 곳간지기 역할을 맡았던 한상훈 부사장은 1992년 금성산전으로 입사했다. 2000년대에는 LG상사(LX인터내셔널)에서 활약했다. 경영기획팀 부장, 미국법인장, 금융팀장 직책을 지냈다. 현재 CFO를 맡고 있는 심현석 경영관리부문장은 1995년 LG전자에 입사한 뒤 경영관리부장 등을 맡으며 실무 능력을 키웠다.

재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에 LG그룹에서 분리되면서 LS그룹이 출범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LG 계열사 출신 인력이 CFO로 선임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며 "이들은 기업 내외 사정을 오랫동안 파악한 강점을 살려 안정적인 자금 수지 관리에 기여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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