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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김상현 부사장 CFO로 선임 '재무 힘 싣기'

통합원가사업부장 출신, 원가관리·IPO 중책…도신규 전무, 현대차증권 전출

신민규 기자  2022-12-20 15:19:19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교체했다. 기존 도신규 전무가 현대차증권으로 물러나고 현대자동차 출신 김상현 부사장이 새롭게 자리를 맡았다. CFO 자리에 부사장 직급을 앉힌 건 5년만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김상현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신임 재경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이전까지 자리를 맡았던 도신규 전무는 현대차증권으로 전출 발령을 내렸다. 도 전무의 임기가 2025년 3월까지 남아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 인사를 내린 셈이다.

김 부사장은 현대차 재무라인의 핵심 인물로 통한다. 1968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차에 첫발을 디딘 이후 2011년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이후 회계관리실장, 미국법인(HMA) 재경실장, 재경사업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차기 CFO로 양성됐다. 2019년말 현대차 재경본부장(CFO)으로 선임되면서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재무 관리와 외부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유동성 확보 면에서 성과를 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엔지니어링 CFO 자리는 2019년 이래 전무급이 맡았다. 그전까지 이상국 부사장이 재경본부를 책임졌지만 급을 한 단계 낮췄었다. 이번 인사로 부사장급을 CFO에 다시 앉히면서 재무에 힘을 그만큼 실었다고 볼 수 있다.

김 부사장의 첫번째 미션은 원가관리가 꼽힌다. 김 부사장은 현대자동차에서 CFO를 맡다가 지난해 1월부터 통합원가사업부를 이끌었다. 현대차 내에 공장원가관리사업부, 공장원가실, 구매원가실 등이 재경본부와 구매본부 등에 흩어져 있었는데 이를 통합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원가율이 다른 건설업계와 마찬가지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원가의 집중 관리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원가율은 지난해 3분기 누적 89%였는데 1년만에 94%까지 올랐다.

두번째 과제는 올해 무산된 기업공개(IPO)를 성사시키는 작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1월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당시 기업가치 책정과정에서 과욕을 부렸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후 업황침체 탓에 공모재개에 발이 묶였다.

김 부사장은 현대자동차 CFO 시절 외부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그룹 내에서도 그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조단위 현금을 쌓아두고 있어 신사업 여력이 높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모자금 확보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재경본부를 중심으로 상장시점과 기업가치를 두고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30년까지 신사업에 3조원을 투입해 그룹 에너지 전담 기지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동시에 국가 차원에서 '수소 산유국' 도약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재경라인은 수년전부터 현대차 임원 출신이 내려왔다"며 "CFO 자리에 부사장 직급은 이전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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