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Bond Watch

기업대출 비중 높은 JB금융지주, 채권 '저평가' 심화

BIR, 유효등급 대비 3노치 낮은 A+...'금융지주 중 열위한 등급 영향' 분석도

최윤신 기자  2022-11-14 14:54:35
JB금융지주의 채권가치 저평가가 심화하고 있다. 초우량기업들이 포진한 AA+ 등급 내에서 가장 큰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 유효신용등급과 채권내재등급(Bond Implied Rating·BIR)간 격차는 최근 3노치 차이로 벌어졌다.

크레딧업계에선 지방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사로서 거점 지역의 산업기반 취약성이 반영되는 것으로 바라본다. 또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채권시장에선 사업안정성의 변동성을 키우는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채권시장 일각에선 ‘구조적’ 한계라는 시각도 내놓는다. 다른 은행계 금융지주사 대비 열위한 신용등급이 시장에서 채권 수요를 제약하는 만성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8~10월 BIR 등급 한노치 강등

한국자산평가와 KIS자산평가·나이스P&I 등 민간채권평가기관은 14일 JB금융지주의 BIR을 A+등급으로 평가했다. A+는 JB금융지주의 유효 신용등급인 AA+대비 세 노치(notch) 낮은 등급이다.

BIR은 발행사의 신용 상태를 채권 유통시장 수익률과 스프레드를 기반으로 평가한 등급이다. 발행사의 채무 상환능력이 해당 채권의 수익률과 스프레드에 반영돼 있다고 가정한다. 유통시장에서는 신용평가사가 매기는 실제 등급보다 더 현실적인 지표로 통한다.

올해 중순까지만해도 AA-등급을 유지했던 JB금융지주의 BIR은 올해 8~10월 한 노치씩 떨어뜨렸다. 한국자산평가와 KIS자산평가가 8월에 움직였고, 나이스P&I는 지난달 26일 등급을 하향했다.


JB금융지주 BIR 추이.
출처: 나이스 P&I

실제로 최근 JB금융지주 3년물 회사채 민평금리는 11월 한 때 6%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5% 수준이던 수익률은 1년만에 350bp가량 급등했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평가수익률이 2%대였는데, 6월 4%를, 9월에는 5%를 넘어섰다.

단순히 금리 인상 영향이라고 보긴 어렵다. 3년물 기준 동일등급(AA+) 민평대비 스프레드가 14bp에서 44bp까지 벌어졌다. 국내 채권시장 30여곳의 AA+ 등급의 발행사 중 BIR이 3노치나 낮은 곳은 JB금융지주 외에 KB국민카드 뿐이다.

크레딧업계에선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대출 비중이 발목을 잡는다고 평가한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JB금융지주의 주력자회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경우 여신포트폴리오 중 기업금융 비중이 높다”며 “거점지역의 산업기반이 타 지역대비 상대적으로 열위하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진행하고 있는 수익성 강화를 위한 자산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대해서도 시장이 성과와 무관하게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자산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수익이 높은 캐피탈 대부업 대출 등을 많이 늘려가고 있는데, 보수적인 채권 투자자들에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크레딧 한노치 차이, 시장 평가 차이는 그 이상

일각에선 ‘구조적’ 문제라고 바라보기도 한다. 다른 은행계 금융지주사들보다 신용등급이 한 노치 낮은 게 금융지주사 채권의 단점을 부각시켜 실제 유통시장에선 더 큰 디스카운트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추정이다.

실제 JB금융지주는 2017년 이후 유효신용등급과 BIR 등급이 2노치 이상 벌어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DG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 등 지방은행 기반 금융지주가 시장 상황에 따라 유효등급과 동일한 BIR을 평가받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JB금융지주의 펀더멘탈에 특기할 만한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기 때문에 채권시장의 투자심리 변화에서 채권가치 하락의 요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은행계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AAA등급을 갖지 못한 게 대외적 평판에서 그 이상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