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의 채권내재등급(Bond Implied Rating·BIR)이 국내 유통 기업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BIR이 하락세에 놓인 다른 AA급 유통 기업과 비교해봤을 때 두도치나 높은 AAA급으로 평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적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편의점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GS홈쇼핑을 합병하며 확실한 캐시카우(Cashcow)를 추가로 확보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 동일등급 유통기업보다 훨씬 낮아
14일 채권평가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의 BIR은 AAA다. BIR은 발행사의 신용 상태를 채권 유통시장 수익률과 스프레드를 기반으로 평가한 등급이다. 발행사의 채무 상환능력이 해당 채권의 수익률과 스프레드에 반영돼 있다고 가정한다. 유통시장에서는 신용평가사가 매기는 실제 등급보다 더 현실적인 지표로 통한다.
개별민평금리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KIS자산평가, 나이스 P&I 등에 따르면 최근 GS리테일 5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5.3~5.5% 수준이다.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80bp 미만이다. AA0 등급 회사채 평균(86.5bp)보다 한참 낮다. 3년물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70bp 초반으로 동일 등급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낮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GS리테일 회사채 유효신용등급보다 두 노치(notch)나 높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GS리테일 회사채 신용등급을 AA0로 책정했다. 아웃룩은 한국기업평가가 '긍정적'을, 나머지 두 곳은 '안정적'을 부여했다.
GS리테일은 2017년 이후 꾸준히 BIR을 AAA로 평가받고 있다. 편의점 경쟁 강화로 일시적으로 매출이 감소했던 2020년 AA+로 한 노치 감소했지만 이내 곧바로 회복했다. 편의점 시장에서 부동의 지위를 보유한 만큼 채권 유통 시장에서의 평가가 좋다. 발행금리도 파(Par) 구간보다 낮거나 1~2bp 높은 수준이다.
국내 유통기업들과 비교해봐도 굉장히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AA0 등급 유통 기업으로는 롯데제과, 오리온, 이마트,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신세계 등이 있다. 대부분 작년까지 AA+였지만, 최근 AA0 혹은 AA-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업 다변화로 추가 성장 '확실한' 유통기업 회사채
1년 매출 규모가 GS리테일보다 두 배 이상 큰 이마트, 오리온, CJ제일제당 등은 BIR이 한 노치 높은 AA+ 등급이다. 채권평가업계에서는 GS리테일의 편의점 시장에서의 확고한 지위와 더불어 GS홈쇼핑 인수 후 추가 성장 동력까지 확보한 점에 주목했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캐리 수익을 가져다주는 AA급 회사채인 만큼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유통기업 중에서는 항상 1순위로 고려하는 편"이라며 "더불어 확실한 추가 성장 동력까지 확보한 사례"라고 말했다.
합병 직후 재무구조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 GS홈쇼핑의 실질적 무차입의 우량한 재무구조 덕분이다. 합병으로 작년말 순차입금이 2조5225억원으로 2019년 대비 약 2000억원 감소했다. 2019년 170%를 넘겼던 부채비율은 114.2%로 떨어졌다.
그동안 하락세였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영향 완화로 2021년 연결기준 9.8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하였다. 다만 프로모션 비용 증가 등으로 편의점 영업이익률이 낮아졌다. 여기에 합병에 따른 비경상적인 비용이 발생하면서 2021년 9.1%의 EBITDA마진을 기록하였다.
지난 3분기에는 편의점 매출액 2조8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50억원으로 약 7억원 증가했다. 홈쇼핑의 경우 엔데믹으로 인한 온라인 매출 감소, 송출 수수료 증가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매출액은 28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62억원을 기록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적이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GS홈쇼핑을 합병한 만큼 전체적으로는 성장 기반을 잘 마련했다"며 "2020년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든 호텔 부문도 작년부터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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