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은 최고재무관리자(CFO)의 존재감이 다른 기업집단 대비 두드러지는 곳이다. 보통은 CFO들이 이사회에도 등재되지 않는 것은 물론 단순 금고지기 역할만 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두산그룹은 CFO를 이사회에 참여시킴은 물론 대표이사로도 선임한다. 올해 초 두산그룹이 인수한 새로운 성장 동력 '테스나'에도 똑같은 법칙이 적용됐다.
주인공은 김윤건 부사장(
사진)이다. 김 부사장은 올해 4월 말 주식양수도계약이 완료된 후 두산테스나의 신규 CFO이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기존 대표이사였던 이종도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 체제를 구성했다.
김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직후 24살의 젊은 나이에 두산식품에 입사하면서 두산그룹 커리어를 시작했다.
김 부사장의 임원 커리어는 입사 19년 후인 2010년부터 시작됐다. 2010년 지주사 ㈜두산에서 상무로 진급했다. 당시 역할은 재무관리였다.
그러다 2013년부터 ㈜두산 내 동박적층판을 제조하던 전자BG로 이동했다. 전자BG에서는 2014년부터 경영총괄을 맡기도 했다. 이후 2015년에는 전무 승진과 함께 산업차량BG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작년에는 지주사 유통BU의 BU장을 맡기도 했다.
올해 두산테스나 CFO로 취임하기 전 김 부사장은 이미 전자·산업차량BG와 유통BU 등 지주사 내 굵직한 사업을 총괄했던 인물이었던 셈이다.
앞으로 김 부사장은 테스나 설립 당시부터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이종도 대표이사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테스나는 하이닉스반도체(現 SK하이닉스) 연구원으로 일하던 이 대표가 2002년 설립한 시스템반도체 테스트 업체다.
테스나는 향후 대대적인 투자가 예고된 곳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최근 테스나를 필두로 반도체 사업에 향후 5년 간 약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5월 말 반도체 테스트 장비 취득을 위해 1238억원을 풀면서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됐다.
'투자 기업'의 CFO인 김 부사장은 경영 목표 달성 과정에서 재무적 리스크를 최대한 제거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이사회 일원으로서 테스나의 경영상 주요 결정 사안에도 직접 참여하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