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주주 프렌드십 포커스

㈜두산, 주주친화책의 핵심은 결국 주가 상승

④2021년 흑자전환으로 TSR -22%→131%... 3대 미래사업 성장성도 점차 가시화

강용규 기자  2022-06-17 10:42:01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두산그룹 지주사 ㈜두산은 지난해 이익이 크게 늘면서 주주친화정책의 지표 중 하나인 TSR(총주주수익률)도 높아졌다. 그룹 경영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체 수익 창출능력이 축소된 만큼 앞으로는 실적 개선을 통한 TSR 제고가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두산은 자체사업인 전자소재사업(전자BG)뿐만 아니라 자회사들을 통해 협동로봇, 수소드론, 물류자동화 솔루션 등 3대 미래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들의 성장성이 앞으로 TSR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두산 TSR 실적 개선에 급반등, 올해부터는 미지수

2021년 ㈜두산의 TSR은 131%로 집계됐다.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TSR은 주주가 일정 기간 특정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으로 확보한 전체 수익률을 의미한다. 주가 변동뿐만 아니라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정책도 TSR에 포함된다.

㈜두산의 TSR 추이를 분석해보면 단순 수치상으로는 2019년의 -34%가 저점이었다. 다만 이 해는 ㈜두산이 동박(두산솔루스)과 연료전지(두산퓨얼셀) 두 신성장동력의 인적분할을 진행한 만큼 ㈜두산은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했다. 실질적으로는 2020년의 -22%가 저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단 1년 만에 급격한 상승 반전이 이뤄진 것이다.

지난해 ㈜두산 TSR의 급등은 주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총주주수익 상승분 1조1264억원 가운데 주주환원정책이 차지하는 부분은 358억원의 배당금이 전부이며 나머지 1조906억원은 모두 시가총액 상승분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주가 상승은 실적 개선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2021년 연결기준 순이익 6567억원을 거둬 2020년 순손실 9639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연결 자회사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2020년 별도 순손실 1조8802억원에서 지난해 순이익 266억원으로 돌아선 덕이 컸다. ㈜두산의 별도 순이익 역시 2020년 1802억원에서 지난해 4108억원으로 128% 급증했다.

올해부터는 ㈜두산이 당분간 지난해 수준의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두산에너빌리티의 재무위기 극복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3대 자체사업인 전자BG(전자소재), 모트롤BG(유압기기), 산업차량BG 중 모트롤BG와 산업차량BG가 팔려나갔기 때문이다.

실제 ㈜두산의 2021년 별도기준 순이익 가운데 계속사업이익은 890억원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두산의 별도 순이익은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두산이 거둔 2021년 순이익 가운데 63%가 자체사업(별도기준) 수익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자체 수익 창출능력 감소는 ㈜두산이 지난해 보여준 '실적 개선을 통한 TSR 제고'의 지속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두산 미래사업 성장성 입증 중, 주주이익으로 이어질까

다만 ㈜두산 주가를 향한 증권업계의 눈높이는 아직 높은 수준이다. ㈜두산 주가는 최근 8만원 초반대를 오가고 있으나 국내 증권사들의 ㈜두산 목표주가 평균은 15만9000원에 이른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두산 미래사업의 성장성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의 자회사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등은 향후 매출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미래사업의 성장성이 앞으로 ㈜두산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3개 자회사들은 두산로보틱스가 협동로봇,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이 수소드론,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이 물류자동화 솔루션사업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합산 매출이 2020년 369억원에서 2021년 1030억원으로 급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두산은 올해 3사 합산 매출을 2114억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시장에서도 ㈜두산의 미래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12월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를 통해 400억원,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올해 3월 270억원의 투자재원 마련에 각각 성공했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2024년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중장기 계획도 세웠다.

앞선 투자유치를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4000억원,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는 21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두산이 보유한 두 회사 지분(100% 기준)의 장부가치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두산로보틱스 860억원,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723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두산 관계자는 “미래사업 자회사들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자회사들의 성장성이 시장에서 인정받을수록 ㈜두산의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결국 ㈜두산 주주들의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자료=네이버 금융)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