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조원의 상장 기업가치를 산정한 더블유씨피가 삼성SDI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지명찬 부사장을 영입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이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재무 전문가를 보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더블유씨피(WCP)는 최근 지명찬 전 삼성SDI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더블유씨피 이사진은 최원근 대표, 류시주 전무, 예필수 전무, 김정용 이사, 지명찬 이사, 김승철 감사 등 6인 체제로 재편됐다.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2인, 감사 1인의 구성이다.
1960년생인 지명찬 이사는 삼성SDI에서 CFO를 지낸 재무 전문가다. 1980년대 후반 당시 삼성전관이었던 삼성SDI에 입사해 6Sigma추진팀장, 관리팀장, PDP관리팀장 등을 거쳤다. 삼성SDI가 PDP 사업을 본격 육성할 당시 자금 운용 파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2008년 전무 승진과 동시에 경영지원실장(CFO)에 올랐다. 당시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가운데 유일한 내부 출신 CFO로 주목받았다. 이후 2014년 회사를 떠날 때까지 자금 운용, 조달, 회계 업무를 총괄했다.
더블유씨피 관계자는 "상장을 앞두고 조직개편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산하의 여러 위원회를 이끌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이에 삼성SDI 출신 임원을 중심으로 여러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천받았고 지명찬 전 부사장을 최종 낙점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1명으로 유지했던 사외이사 수를 상장 추진에 맞춰 늘린다는 목적도 있다"며 "말 그대로 사외이사인 만큼 지명찬 부사장이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블유씨피는 2016년 10월 설립된 2차전지 분리막(separator) 개발사다. 충청북도 충주에 거점을 운영하며 '양극재·음극재·전해액'과 함께 2차전지의 4대 핵심 소재로 꼽히는 분리막을 양산한다. SK IET, 아사히 카세이, 도레이 등과 함께 글로벌 습식 분리막 시장을 지배하는 강소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고객은 삼성SDI를 필두로 한 글로벌 2차전지 기업이다. 삼성SDI와는 현재 헝가리 데브레첸에 분리막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해서 2025년까지 총 1조원이 들어가는 설비 투자 계획도 최근 발표했다.
최대주주는 지분 46%를 소유한 일본 더블유스코프다. 더블유스코프 외에 한라홀딩스,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도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들 주주는 더블유씨피가 지난해 9월 단행한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 IPO) 라운드에 참여해 소수 지분을 매입했다. 당시 더블유씨피의 기업가치를 무려 2조3000억원으로 평가했다.
더블유씨피는 현재 하반기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상장 수순을 밟고 있다. 빠르면 이달 중에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내고 공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재 대표 주관사와 증권신고서 제출 전 막바지 검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더블유씨피와 주관사단은 올해 2월 예비심사 청구 당시 잠정 공모가 밴드를 8만8300∼11만8000원(액면가 500원)으로 제시했다. 이 밴드에 상장 예정 주식수 3400만주를 적용한 예상 기업가치는 최대 4조원이다. 프리 IPO 당시 산정한 2조3000억원 대비 2배가량 커진 밸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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