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상승세 지속에도 포스코건설은 80%대 원가율을 지켜냈다. 원가율은 지난해 말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1%포인트 미만으로 방어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5%대를 사수하면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건설업계 전체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 준수한 원가관리 역량을 보이고 있다. 올해 처음 선임된 제은철 경영기획본부장(전무)은 비용관리 책임자로서 순조로운 출발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분기말 기준 포스코건설의 연결기준 매출원가는 약 1조8906억원이다. 분기 매출 2조1121억원에 대입하면 원가율은 89.8% 수준이다. 지난해 말에 이어 80%대 원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연간 연결기준 재무제표로 보면 원가율이 90%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91~93% 범위를 오르내리다 지난해 처음으로 89%를 기록했다. 별도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원가율은 88.3%까지 낮아졌다. 5년간 추이로 보면 2019년에 정점(93.2%)을 찍은 뒤 지난해 말 89%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1분기까지 이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원자재값 상승세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흐름이다. 지난해 일부 원자재의 경우 50%에서 100%가 넘는 가격 상승이 이뤄졌고 그 중 철근 등 일부 항목 가격은 올해 1분기에도 추가 상승했다. 이 탓에 대부분 건설사들이 올해 넘어와서도 수익성 방어에 애를 먹고 있지만 포스코건설은 오히려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사업 부문별로 보더라도 지난해의 개선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다. 1분기말 기준 현재 진행 중인 건설계약 관련 누적원가·청구액 내역을 살펴보면 건축·인프라·플랜트 부문의 원가율은 지난해 말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들 부문의 원가율 변화폭은 1%포인트 이내였다.
1분기 건축부문 원가율은 90.8%다. 2019년 94%대까지 올랐던 이 부문 원가율은 매년 2%포인트씩 낮춰가며 지난해 90.3%까지 떨어뜨렸다. 올해 1분기 자재값 상승분 반영으로 소폭 올랐지만 90%대를 유지했다.
상대적으로 원자재값 상승의 타격을 크게 받는 인프라와 플랜트 부문의 원가율은 최근 수년간 계속 상승 추세다. 지난해 105%선을 돌파한 인프라부문 원가율은 1분기에 소폭 하락했지만 105%선을 뚫진 못했다. 플랜트부문 역시 3년째 97%선에 머물러있다.
분양부문은 최근 자재값 폭등 사태 속에서도 드라마틱한 원가율 개선세를 보였다. 지난해말 80%대를 기록한 이 부문 원가율은 올해 1분기 60%대까지 떨어졌다. 진행 청구액은 3조2300억원을 넘어선 반면 누적발생원가는 2조2000억원대 수준에 그쳤다. 69.7% 수준의 원가율은 84%대까지 올라갔던 2018년과 비교해보면 최근 수년래 최저치다. 분양공사 원가율은 2020년 77%대까지 떨어진 적이 있지만 지난해 다시 80%선까지 올랐다.
원가율 관리는 올해부터 포스코건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새롭게 맡게 될 제은철 신임 경영기획본부장(전무)의 최대 과제다.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원자재값 상승이 올해 이후에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건설사 CFO로서의 첫 해가 제 전무에게 다소 혹독한 한 해가 될 수 있었으나 일단 첫 분기 성적은 나쁘지 않다. 다만 이는 제 전무의 비용 관리 역량이라기 보단 기존 구축된 비용 구조가 이어져오면서 자연스럽게 얻어진 성과다. 올해 이후에도 지속되는 원자재값 상승세 속에서도 기존의 안정적인 원가율 및 비용구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제 전무는 1989년 포스코에 입사해 30년 넘게 재직한 '포스코맨'이다. 2015년부터 최근까지 주로 해외 법인에서 근무했다. 최근 3년간은 포스코 아시아 법인장을 맡았다. 지난 2014년에 포스코에서 부장급인 재무실 자금그룹장을 역임했다. 공식 CFO직책이 없는 포스코건설에선 경영기획본부장이 사실상의 CFO 역할을 맡는다. 지난해까진 윤덕일 경영기획본부장이 이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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