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이 늘어난 매출외형에도 불구하고 수익은 다소 주춤했다. 공사 매출이 늘어났지만 이를 상쇄할 정도로 외주비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증가한 원자재값 영향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양은 이번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0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029억원) 대비 102.5%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7억원에서 18억원으로 1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를 통해 환산한 영업이익률은 0.9%다. 전년 동기(1.7%)에 비해 0.8%포인트 하락했다.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를 포함한 비용이 같은 기간 1012억원에서 2066억원으로 104.2% 늘어난 게 원가율 부담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세부적으로는 외주비가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외주비는 말 그대로 인테리어, 크레인 등 건설사가 직접 챙기기 어려운 업무를 외부 업체에게 의뢰한 후 이를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한양이 이번 1분기 지불한 외주비는 1004억원으로 전년 동기(482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착공 중인 건축·주택 공사현장이 늘어나 외주비가 함께 증가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양수자인'으로 대표되는 한양의 건축·주택 부문은 이번 1분기 1548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전년 1분기(776억원)에 비해 99.5% 증가한 수준이다.
대표적인 현장으로는 도급규모가 5342억원에 달하는 '천안풍세'가 있다. '천안풍세'는 전년 말 844억원 정도였던 완성공사액이 이번 1분기 1265억원으로 늘어나면서 400억원 가량 매출에 반영됐다. 이외에 △청량리역192(도급규모 2863억원) △대구송현(2157억원) △의정부고산C4(1889억원) 등도 주요현장이다.
1분기 원자재를 매입하는데 393억원을 지출한 것도 수익성이 떨어지는데 일조했다. 한양은 전년 동기만 하더라도 원자재 매입액으로 170억원만 인식했다. 공사현장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주요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던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양은 2020년 톤(t)당 64만8000원이었던 철근 가격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108만7000원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철근의 주요 원재료인 철스크랩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철근 가격은 2분기에도 상승 기조를 보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t당 6만원대였던 벌크시멘트 가격도 이번 1분기에는 8만8000원까지 상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불안해진 국제 정세로 인해 시멘트 원재료인 유연탄의 수급에 차질이 생겨서다. 시멘트를 원재료로 하는 레미콘 가격도 상승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양 관계자는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비용도 함께 늘어나 수익성 부문에서는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며 "건설현장이 늘어난 여파로 외주비가 함께 증가했을 뿐더러 업계 전반에 퍼진 원자재 가격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