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는 내부에 3인의 관련 업무 담당 임원을 뒀다. 유저와의 소통이 중요해서 CFO의 대표적인 업무 분장 가운데 IR을 포함한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게임 디렉터가 전담키도 하는 업계의 특성을 고려해도 독특한 구조다.
컴투스가 CFO를 구태여 두지 않고 담당 임원들을 나눠 배치한 데는 지배구조 상위에 컴투스홀딩스가 존재하며 양사의 접점이 남다른 것도 한몫한다. 일례로 컴투스의 신고업무담당임원은 컴투스홀딩스에서도 역시 IR과 신고업무를 맡는다. 국내 계열사가 상장하는 사례는 있어도 상장사 IR을 한 명이 겸직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단 점에서 눈길을 끈다.
◇CFO 없이 재무·자금·IR 담당 임원 각각 배치
컴투스는 공식적으로 CFO 체제를 도입하지 않고 내부 임원들에 각 업무를 분할하는 체제다. 2021년 입사해 경영전략부문에서 재무를 담당하던 임원이 그나마 타 기업과 업계에서 CFO 커리어를 쌓았고 컴투스에서도 CFO와 비슷한 업무를 맡았었다.
그러나 그는 작년 개인 사유로 사임했다. 이후로 컴투스는 더 확실하게 CFO의 업무 분장을 3명의 임원이 나눠 맡는 구도를 고수하고 있다. 작년부터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벤처스 출신의 남재관 대표가 새로이 입사해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지만 재무 및 자금과 관련한 일종의 기업 관행은 더욱 공고해진 흐름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재무와 자금운용(금융), IR 파트를 나누고 각 부문마다 조직장을 1명씩 배치했다. 자금 조달 및 운용을 담당하는 전략금융파트는 삼성전자 출신의 박병건 상무가 담당한다.
박 상무는 2025년 기준 입사한 지 3년이 됐다. 차입금을 순차적으로 줄여오는 레버리지 전략과 회사채 대응 등의 업무는 박 상무의 책임 하에 이뤄진다. 사내에서 CFO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 가운에 유일하게 상무이면서 1960년대생이다.
IR 파트는 김동희 실장(상무보)이 담당한다. 연세대학교 MBA, 메리츠증권, 마이다스PE 등을 거친 재무 전문가로 분류된다. 남재관 컴투스 대표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 이제 만 1년이 지났다.
재무를 맡은 정덕수 이사는 작년 새로 입사했다. 1978년생으로 김 실장과 동갑이며 중앙대 경영학 학사다. 공식 직급은 이사다. 다만 사내에선 실장 직책을 부여해 재무관리를 담당하도록 했다.
◇모회사 컴투스홀딩스는 대표가 CFO… 상장사 IR 겸직 이례적 사례
컴투스는 앞으로도 CFO 업무를 맡을 임원급 인사 채용을 고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말까지 진행하는 채용 공고 등을 살펴봐도 인하우스 자금을 담당하는 실무급 인원 충원을 예고했을 뿐 임원급 선임 계획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김 실장이 컴투스와 모회사인 컴투스홀딩스의 IR실장을 겸직하며 동일한 업무를 한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앞서 3명의 재무 관련 임원 가운데 컴투스와 컴투스홀딩스에서 동일 업무를 겸직하는 사람은 김 실장 뿐이다.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는 계열관계에 있다. 종종 규모가 작은 비상장기업의 IR을 상장사 IR 전담자가 겸하는 사례는 있다. 그러나 모회사인 컴투스홀딩스와 자회사 컴투스 모두 코스닥에 각각 상장한 기업이다. 상장사 IR을 한 명이 겸직하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두 곳의 상장사 IR 업무를 한 명이 겸하는 사례는 범위를 코스피로 넓혀서 살펴도 찾기 어렵다. 더불어 컴투스에서 CFO 전반 업무를 담당하는 총괄임원이 없으며 정철호 컴투스홀딩스 대표의 업무 범위가 CFO까지 닿아있는 점도 주목할 사안이다.
컴투스는 재무보단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에 역량을 집중시킨 사업회사다. 주력 IP인 서머너즈워는 모바일게임인데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성공적으로 롱런하고 있다. 야구에 기반한 스포츠 게임은 국내와 미국을 넘어 일본에까지 저변을 넓히고 있다.
재무와 관련한 이슈나 이벤트는 컴투스홀딩스쪽에 더 많이 산재해 있다. 이 점이 컴투스에 구태여 CFO를 두지 않고 비록 다른 상장사이지만 계열관계에 있는 컴투스홀딩스와 손발을 맞추는 구도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홀딩스는 가깝게는 약 600억원의 전환사채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풋옵션이 행사된다 해도 상환할 체력은 있다. 2024년 3분기말 연결 기준 컴투스홀딩스가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328억원이지만 투자자산이 5000억원을 넘는다.
컴투스 관계자는 "지배구조 특성보다는 오래동안 이어진 사내 구조에 따른 인원 운용"이라며 "현재 컴투스는 스테디셀러인 서머너즈워가 양호한 매출 추이를 보이고 있고 야구 관련 IP도 시장을 확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