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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대 그룹 재무 점검

신세계, 차입 부담 커졌지만 투자는 '현재진행형'

[신세계]②잉여현금흐름 순유출 전환, CAPEX 대응 위한 '현금창출력' 강화 과제

홍다원 기자  2025-01-10 14:56:32

편집자주

한국 경제를 이끌어오던 10대 그룹은 작년 각자의 위기를 맞았다. 삼성은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위기등이 켜졌고 SK는 배터리 사업의 정상화를 노렸지만 '캐즘'이라는 복병을 맞았다. LG와 롯데, 한화는 화학 시황 부진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2025년이 밝았지만 새해의 활력보다는 위기 극복에 대한 간절함이 더 드러나 보이는 배경이다. THE CFO는 10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의 재무 현주소를 조망하고 올해를 관통할 재무 이슈를 살펴봤다.
신세계는 지난해 대규모 자본적 지출(CAPEX)을 단행했다. 주요 캐시카우인 신세계백화점의 점포 재단장부터 자회사 광주신세계의 유스퀘어 터미널 복합 개발을 위해 현금을 투입했다. 신세계가 CAPEX 투자에 7000억원 이상을 소요한 건 2016년 이후 처음이다.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총차입금이 증가했다. 벌어들인 돈보다 많은 현금을 투자에 활용해 잉여현금흐름(FCF)도 적자 전환했다. 차입 부담이 커졌지만 신세계는 올해에도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재무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자체 현금창출력 강화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분석된다.

◇'점포 개발 지속' 2016년 이후 최대 CAPEX

신세계의 2024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CAPEX는 75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8%나 증가한 규모다. 신세계가 CAPEX 투자에 70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건 2016년 이후 최대치다.

그간 신세계는 점포 성장을 통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간 평균 4600억원 규모의 CAPEX 지출을 이어왔다. 2024년 3분기에는 투자 규모가 더욱 확대되면서 신세계 영업현금흐름도 넘어섰다. 버는 돈보다 투자한 돈이 더 많이 나갔다는 뜻이다.

따라서 신세계 2024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3분기까지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은 4437억원인데 CAPEX 투자에 이를 웃도는 자금을 투입했다.


구체적인 항목을 살펴보면 캐시카우인 백화점의 주요 점포 재단장과 자회사인 광주신세계의 복합쇼핑몰 개발을 위해 현금을 투입했다. 특히 2028년 개장을 위한 복합쇼핑몰 '광주신세계 아트앤컬처파크'를 위해 약 4700억원이 유출됐다.

이외에도 계열사 운영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유상증자가 꾸준히 이뤄졌다. 인천신세계와 마인드마크에 각각 200억원, 100억원을 출자했다. 또한 자기주식 취득을 위해 1300억원 규모 현금이 빠져나갔다.

현금 유출 규모는 늘었지만 현금창출력은 악화됐다. 신세계의 2024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전년 동기 대비 768억원 줄어든 7255억원을 기록했다. 예상보다 내수 침체가 길어져 백화점의 매출 성장이 둔화된 탓이다.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들었는데 돈 쓸 곳은 많은 신세계의 차입 부담은 자연스럽게 확대됐다. 신세계의 총차입금 규모는 2024년 3분기 말 기준 5조원을 넘겼다. 이는 그대로 신세계의 재무레버리지 지표에 영향을 줬다. 2023년 말 132.7%였던 부채비율은 138.9%로 상승했다.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재무 지표인 'EBITDA 대비 금융비용' 수치에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난다. 차입 증가에 따라 이자비용이 늘었지만 EBITDA 규모가 감소해 6.6배에서 4.9배로 쪼그라들었다.

◇5조원 넘긴 총차입금, 커지는 '재무 부담'

문제는 올해에도 신세계의 대규모 CAPEX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당장 광주신세계만 하더라도 유스퀘어 터미널 인수를 위한 추가적인 CAPEX 투자 약 4300억원이 예정돼 있다.

백화점과 면세점은 지금처럼 핵심 점포 재단장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올해 본점 헤리티지(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백화점으로 재단장한다. 면세점 역시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 공사를 마무리하고 2026년 상반기에는 시내 면세점인 명동점이 재오픈한다.


장기적으로도 신세계백화점은 2028년 광주점 확장을 시작으로 수서점(2029년)과 송도점(2030년)을 랜드마크형 백화점으로 복합 개발한다.

결과적으로 올해 신세계가 안정적으로 투자금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자체 현금창출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확대된 재무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선 차입을 늘리기보다 벌어들이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충당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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