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그룹은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 이후 넥스트 파이프라인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지난달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릴레이 테라퓨틱스로부터 FGFR2 억제제 계열 담관악 신약 후보물질 '리푸그라티닙'을 도입했다.
HLB이노베이션과 자회사 베리스모 주도의 CAR-T 치료제 개발도 눈에 띈다. 진양곤 회장의 차녀 진인혜 이사가 직접 개발에 참여 중이다. 삼각 주식 교환 형태 유상증자로 베리스모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메자닌을 발행해 연구개발비를 조달한다.
◇작년 말 유상증자로 지배구조 개편, 모회사 통한 자금 수혈 HLB이노베이션은 최근 33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 발행을 의결했다. 납입일은 1월 21일, 사채만기일은 3년 뒤인 2028년 1월 21일로 표면이자율은 0.0%, 만기이자율은 2.0%다. 전환가액은 2739원으로 전환 기간은 내년 1월 21일부터 2027년 12월 21일까지다.
루티어스신기술조합제37호, 케이바이오1호신기술사업투자조합, 디앤에스아이홀딩스, 지니앤솔루션, 에이치에스씨, NH투자증권 등이 투자했다. 이 외에도 진양곤 회장의 두 딸인 장녀 진유림 씨와 차녀 진인혜 이사 등 개인이 투자했다.
CB 발행에 앞서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모회사를 통한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했다. HLB, HLB제약, HLB이노베이션이 나눠 갖고 있던 베리스모 지분을 정리했다. 삼각주식 교환 형태의 유상증자를 통해 베리스모를 HLB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먼저 HLB이노베이션이 미국 자회사인 HLBI USA를 세운 뒤 1563억원 규모의 출자를 단행했다. HLB제약과 HLB는 보유한 베리스모 주식 19.3%와 13%를 HLBI USA에 양도하면서 지분 양도의 대가로 해당 자금을 지급받았다.
이후 HLB제약과 HLB가 이 자금을 활용해 HLB이노베이션의 5004만4590주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HLBI USA가 베리스모와 합병하면서 베리스모를 HLB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선제적 경영진 재편, 진양곤 회장 차녀 진인혜 이사도 개발 참여 이에 앞서 HLB이노베이션의 대표이사 체제를 재편했다. 작년 11월에는 이사회를 열고 김병진 베리스모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김홍철 대표와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자회사 베리스모는 노바티스의 '킴리아'를 개발한 연구팀을 주축이 돼 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2020년 6월 펜실베니아 의과대학 내 설립됐다. HLB그룹이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후속 파이프라인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핵심 기지로 키우고 있다.
난소암, 담관암, 중피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고형암 CAR-T 치료제 'SynKIR-110'은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재발성 비호지킨 림프종(NHL) 혈액암 대상 'SynKIR-310'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진 회장의 차녀인 진 이사가 베리스모의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2023년 3월에는 모회사 HLB이노베이션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베리스모의 CAR-T 치료제 개발 관련 업무를 진행 중으로 이번 CB 발행에도 참여해 5억원을 투자했다.
HLB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전환사채 발행은 자회사 베리스모에 출자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SynKIR-110, SynKIR-310 등에 필요한 임상 비용에 투입할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