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그룹이 최근 인수한 바이오헬스케어 소재 전문기업 ‘제노포커스’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직접 사내이사로 나서면서다. 진 회장 이외에도 HLB그룹 핵심 ‘믿을맨’으로 꼽히는 인물들이 제노포커스 이사회로 대거 진입한다.
HLB그룹은 독자적인 산업용 효소 생산 기술을 가진 제노포커스와 HLB제약, HLB바라바이오 등 건강기능식품 관련 계열사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마이크로바이옴, 효소 분야 신약 개발 역량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HLB생명과학과의 협업도 노릴 수 있다.
제노포커스의 활용법이 다양해지면서 지배력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의결권 확보는 물론 그룹 인물이 직접 경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현재 제노포커스 대표인 김의중 대표의 임기 만료가 내년 3월로 예정돼 있어 대표 교체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HLB, 제노포커스 이사회에 DNA 수혈…시너지 기대되는 후보진 제노포커스는 12월 12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 7인 선임 안건과 사명 변경 안건을 의결한다고 22일 공시했다. 현재 제노포커스 이사회는 창업주 반재구 이사회 의장(기타비상무이사), 김의중 대표, 김정현 수석연구위원 3인으로 이뤄져있다.
정관에 따르면 제노포커스 이사회 최대 인원 수는 10인이다. HLB그룹은 제노포커스 활용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그룹 DNA 수혈을 위해 우선 최대한 많은 인원을 이사회에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이사회 후보진은 그룹의 기대감을 방증한다. 우선 진 회장이 직접 사내이사 후보로 나섰다. 진 회장은 현재 지주사 HLB의 대표직과 HLB생명과학, HLB제약, 엘레바 테라퓨틱스, 이뮤노믹 테라퓨틱스 등의 이사를 겸직한다. 모두 HLB그룹의 성장 엔진으로 꼽히는 핵심 계열사다.
HLB그룹 관계자는 “진양곤 회장이 직접 이사회 멤버로 나서는 것은 제노포커스에 대한 높은 기대와 활용 의지로 해석해도 무방하다”며 “회장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면서 그룹 간 시너지에 더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진 회장을 제외한 사내이사 후보는 △김도연 HLB생명과학 사업총괄 부사장 △김송수 HLB바라바이오 대표이사 △심경재 HLB뉴로토브 대표이사다. 제노포커스와 그룹 내 시너지를 염두에 둔 인사로 해석된다.
특히 김송수 대표의 경우 건기식 전문가로서 관련 협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고려대학교 식품공학 학사를 받고 CJ제일제당과 내츄럴엔도텍에서 건강기능식품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후 매일유업에서 건기식 담당 이사를 거쳐 2022년 HLB제약에 합류, 건기식 사업 총괄을 거쳐 지난 7월 바라바이오 대표로 선임됐다.
바라바이오는 당뇨병 등 만성대사질환 진단 및 관리 플랫폼을 개발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바이오텍이다. HLB그룹은 바라바이오를 통한 만성질환 건기식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도연 부사장과 심경재 대표는 진 회장의 대표적인 ‘믿을맨’이다. 김 부사장은 2021년 HLB에 입사해 재무부터 헬스케어 사업 전반을 세심히 챙겨왔다. 심 대표는 2019년 HLB에 합류해 그룹 대외협력 업무를 이끈 인물로 ‘PMI(인수후 재무통합)’ 작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의중 대표 내년 3월 임기 만료, HLB 인물로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 지금까지 HLB그룹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피인수기업의 경영진을 그룹 쪽 인물로 재배치했다. 최근 인수한 바라바이오와 뉴로토브 역시 인수 곧바로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바라바이오 경우 인수 이틀 만에 그룹 인사인 김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제노포커스 역시 그룹 내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표이사 교체가 유력하다. 특히 현재 제노포커스 최고경영자(CEO)인 김의중 대표가 내년 3월 29일로 임기가 만료되면서 그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유력한 후보는 김 부사장이다. 김 부사장은 현재 제노포커스 사내이사 후보진 중 유일하게 계열사 대표직을 겸하고 있지 않다. 진단기기업체 젠바디 경영총괄 부사장과 HLB 생명과학 사업총괄 부사장을 지내며 헬스케어와 신약 사업 모두를 경험했기 때문에 건기식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을 동시에 하고 있는 제노포커스의 사업 특성과도 부합한다.
남은 건 시기다. 바라바이오 때와 마찬가지로 임총 이후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김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할 수도 있다. 다만 업계는 김 대표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점, 김 대표가 약 23년간 제노포커스에 재직한 점을 참작해 내년 정기주주총회까지 말미를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