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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CFO

김우석 한화 부사장, 숨 가빴던 사업부 재배치 '특명'

① 분할, 영업양도 경영 활동 집중...대주주와의 오랜 인연 '안정적'

김소라 기자  2024-11-14 07:56:17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한화 그룹은 올해 일찌감치 하반기 인사를 끝냈다. 중순 경 각 계열사 별로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했고 이후 미등기 임원 등 산하 인원에 대한 재배치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번 인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이동은 별도로 발생하지 않았다. 그룹 계열사 전반에 재무 수장 변동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룹 특성 상 조직 개편 등이 수시로 이뤄지는 만큼 CFO 변동 가능성도 계속해서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그룹의 지주사 격 역할을 하는 '한화'도 김우석 CFO(부사장) 체제를 유지 중이다. 전략부문에 소속, 재무실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22년 11월 한화 CFO 자리에 부임한 후 2년 여간 기업 살림을 도맡아 오고 있다.


당해 방산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 내부 구조 재편이 활발히 진행됐던 만큼 재무 안정화 측면에서 김 부사장의 역할은 중요했다. 그룹 전체로 보면 각 소그룹 별 정리 작업이 본격화됐던 시기였다. 특히 주력 종속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힘을 싣어주는 형태로의 변화가 활발히 전개됐다. 한화가 방산부문을 물적분할 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넘긴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도 관련한 활동들이 숨 가쁘게 이뤄졌다. 중순 경 사업부를 대거 정리하는 구조 개편 작업이 단행됐다. 지주사 격 지위에 있지만 자체적으로도 사업부를 다수 거느리고 있는 영향이다. 구체적으로 2차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모멘텀부문을 산하 자회사로 독립시켰고 각각 글로벌·건설부문 세부 사업을 기존 자회사로 넘겼다. 이를 통해 현금을 새롭게 수혈했다는 점에서 재무 면에선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재무 지표는 최근 일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말 한화 별도 현금성자산은 전년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635억원을 기록했다. 당해 사업부 양도대금 유입, 영업 수익성 개선 등이 유동성 확대로 이어졌다. 다만 분할 등 영향으로 같은 기간 비유동자산은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종속 및 관계기업 투자분이 올해 1100억원 가량 줄었다.


이와 함께 김 부사장은 조달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기업어음, 회사채 등 직접금융을 적극 활용해 필요 자금을 보충했다. 회사채의 경우 올해 2월과 9월 각각 2500억원, 244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모두 기발행 사채 차환 목적으로 진행했다. 기업어음은 수시로 발행해 단기 자금을 융통했다.

그럼에도 채무 부담은 다소 완화됐다. 사업구조 재편으로 기존 차입분 등이 흩어지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부채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 올 3분기 말 한화 별도 부채총액은 전년말 대비 1900여억원 감소한 6조9100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유동부채 감소폭이 컸다. 당해에만 총 5600억원의 비유동 채무를 덜어냈다.


김 부사장은 지배주주 가까이에서 장기간 그룹 재편 작업을 보좌하며 안정적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992년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당해 곧장 한양화학(현 한화솔루션)에 입사, 30년 넘게 한화 그룹에 재직하고 있다. 경영, 재무 등 유관 업무를 도맡아 왔다.

앞서 그룹 승계 핵심 기업으로 꼽히는 '한화에너지'의 100% 자회사 '한화컨버전스'(구 에스아이티) 대표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한화에너지가 김동관 부회장 등이 지분을 전량 보유한 곳인 만큼 지배주주 3세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빈번히 이뤄졌을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과거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에너지의 전신인 '한화에스앤씨'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할 당시 한화 재무팀 부장으로 재직한 인연도 있다. 2005년 6월 한화는 보유하고 있던 한화에스앤씨 지분 전량을 김 부회장에게 양도했다. 당시 지분을 저가에 매도하는 거래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김 부사장과 김승연 회장 등이 배임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다만 동 혐의는 최종 무죄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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