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4 이사회 평가

씨에스윈드, '대주주 의장' 체제로 독립성 아쉬움

사외이사 비중 50% 미만, '평가개선 프로세스' 상대적 고점

임효정 기자  2024-11-12 10:05:46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씨에스윈드가 이사회 구성과 경영성과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무엇보다 사외이사가 아닌 오너 의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낮은 평가 요인으로 꼽힌다.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 비중 역시 절반에 미치지 못한 실정이다. 이로써 5점 만점 중 2점을 겨우 넘긴 수준에 머물렀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정보접근성이었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한다는 점이 주효했다. 지배구조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주주환원정책을 충분한 기간을 두고 공시하고 있는 등 정보접근성 측면에서도 높이 평가됐다.

◇총점 255점에 149점, 오너-이사회 의장 미분리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상반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씨에스윈드는 255점 만점에 149점을 받았다.

씨에스윈드는 구성 지표에서 45점 만점에 21점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 기준 씨에스윈드의 이사회는 총 7명으로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김성권 회장으로, 지분 24.1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이 때문에 이사회 의장 관련 항목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사외이사 비중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 점도 낮은 평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7명의 이사회 가운데 사외이사는 3명에 불과해 1점으로 평가됐다. BSM(Board Skills Matrix)을 만들지 않고 있어 이 또한 가장 낮은 점수를 부여 받았다.


경영성과 항목의 점수도 부진했다. 이사회 구조 및 운영방식이 기업의 실적·가치에 긍정적 영향이 미치는지를 보는 영역으로 투자지표 4개, 성과지표 4개, 재무건전성 3개 등 11개 지표에 각각 5점씩 배점했다. 경영성과 항목에서는 총점 55점 가운데 23점을 기록했다. 평점으로는 5점 만점에 2.1점이다.

기준은 KRX300 소속 비금융사(277개) 가운데 변수 최소화를 위해 지푯값 상·하위 10% 기업의 데이터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치다. 기준 수치 대비 20% 이상 아웃퍼폼(outperform)한 경우 만점(5점)으로 채점했다.

씨에스윈드의 경우 투자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최고 점수를 받았지만,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등의 문항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지난해 PBR은 3.24배로 기준치인 2.38배를 웃돌았다. 다만 주가수익률은 3.54%로 기준치 25.74%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TSR 역시 4.3%를 기록해 기준치인 27.64%를 밑돌았다.

성과지표는 항목별 평가 점수에서 온도차가 뚜렷했다.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은 최고점을,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항목에서는 최하점을 기록했다.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은 각각 10.57%, 148.48%로 최고점인 5점을 받았다. 다만 ROE와 ROA는 각각 2.02%, 0.82%로 기준치 6.82%, 3.76%를 충족하지 못해 1점을 받았다.

◇평가개선·정보접근성·견제기능 등 '양호'

씨에스윈드가 6대 평가지표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영역은 '평가개선 프로세스'였다. 35점 만점에 27점을 받았다. 평점으로는 5점 만점에 3.9점이다. 이 지표에 포함되는 7개 항목 중 4개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가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A등급을 받은 데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가 부여됐다. 다만 이사회 평가 결과를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 등에 공시하는지 묻는 대목에서는 1점을 받는 데 그쳤다.

'정보접근성' 지표에서도 3.8점으로 양호한 점수를 거뒀다. 이사회 활동 내역을 충실히 공시하고 있는지 묻는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거나 게시하고 있는지, 주주환원정책을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공시하는지 묻는 대목에서도 모두 5점으로 산출됐다.

다만 이 밖에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공개 등 항목에서는 성적이 저조했다. 의안 반대 사유 공개를 둘러싼 문항의 경우 평가 대상 기간인 2023년 이사들의 안건 반대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채점에서 제외했다.

'견제기능' 항목에서는 5점 만점에 3.4점을 받았다. 9개 문항 가운데 5개에서 최고점(5점)을 받았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책 수립, 감사위원회의 독립적 사외이사 구성과 감사업무를 둘러싼 전문적 식견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