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코리안리 밸류업 점검

실적 못 따라간 주가, 여전히 낮은 PBR

②4년간 이익 개선에도 PBR은 하락…밸류업 기대 효과에도 업종 내 중위권

강용규 기자  2024-10-31 16:06:48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뿐만 아니라 포함되지 않은 기업들도 차후 지수 구성 종목의 변경에 대비하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코리안리는 아직 별도의 계획을 내놓지 않았으나 그간의 꾸준한 실적 성과와 주주환원활동이 투자매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코리안리의 기업가치 평가에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코리안리재보험(코리안리)은 최근 몇 년 동안 이익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주가는 그에 맞춰 상승하지 못했다. 이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저평가 상태가 오히려 심화하는 모습이다.

올들어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기대감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는 있으나 PBR은 여전히 업종 내에서 중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등 밸류업 관련 계획의 발표를 통해 실적 이외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주행한 PBR…올해 상승에도 저평가는 여전

코리안리는 2023년 일반회계상 연결기준 순이익 2839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수치이자 창사 이래 최고기록에 해당한다. 2020년 순이익 1421억원을 낸 이후 3년만에 2배 가까운 수치로 불렸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에 걸쳐 순이익이 배로 뛰는 동안 코리안리의 연간 PBR은 0.34배에서 0.32배로 오히려 낮아졌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BPS)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자본가치가 주가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시장에서 바라보는 기업가치가 자본가치 미만으로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리안리는 이 기간 실적 성과를 앞세워 일반회계상 자본총계(순자산)를 2조4559억원에서 3조2529억원까지 32.5% 불렸다. 자본 증가세를 주가가 따라잡지 못하며 자본가치의 저평가가 오히려 심화한 것이다.

올들어 코리안리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월 초만 해도 종가 기준 6000원대 후반에 머무르던 주가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도입을 공식화한 1월 말부터 오르기 시작해 10월 들어서는 9000원대를 넘어섰다.

이에 PBR도 높아지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코리안리의 PBR은 0.36배, 상반기 말 재무제표에 직전 거래일인 10월30일의 주가를 적용한 PBR은 0.42배다. 이는 손해보험업종의 11종목 중 법인보험대리점(GA) 2종목과 우선주 2종목을 제외한 순수 상장 보험사 7개 종목 중 5위에 해당한다.

손보업종의 순수 상장 보험사 7개 종목 가운데 PBR이 가장 높은 종목은 0.87배의 삼성화재다. 업종 내 1위기업조차 주가가 자본가치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 손보업종의 현실이다. 그 업종 내에서조차 코리안리는 아직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정책 발표는 없었지만…높은 주주환원 예측가능성

보험주를 포함한 금융주들은 대부분 1월 말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발표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4~7월에 걸쳐 밸류업 프로그램을 향한 기대심리가 점차 식는 모습이 주가 상승분 반납을 통해 나타나기도 했다. 9월26일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발표 이후로는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종목에서 재차 조정이 있었다.

그러나 코리안리는 올해 주가의 추세적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수 미포함이 확정된 10월 이후에 오히려 상승세가 더욱 가파르다. 그간의 안정적인 실적 성과뿐만 아니라 꾸준한 주주환원의 매력이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코리안리는 지난해까지 26년 연속으로 결산배당을 실시했고 평균 배당수익률도 최근 3년 평균 6.1배로 준수했다.

일각에서는 밸류업 계획 공시나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발표 등 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시장과 공유한다면 주가 상승세에 더욱 탄력이 붙어 PBR 개선 역시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코리안리는 아직 공시나 공고 등 공식적 형태로 주주환원정책을 공표한 전례가 없다.

다만 정책의 공표 유무와 별개로 코리안리의 주주환원은 예측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몇 년 동안 30% 이내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으며 보통주 1주당 0.2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 형태의 주식배당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외형(매출) 성장보다는 이익 창출능력에 집중해 주주에 더 많은 이익을 환원하는 것이 경영의 제1 목표"라며 "공식적인 정책 발표는 없었으나 높은 배당성향의 유지, 해마다 실시하는 무상증자 등으로 일관적인 주주환원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