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재보험은 건전성감독기준 재무상태표 상의 순자산이 확대됐음에도 지급여력이 되레 감소했다. 지난해 말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비율)은 183%로 연초 대비 1%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자본적정성의 바로미터인 지급여력이 감소한 배경에는 코리안리의 자본정책 기조가 자리한다.
코리안리는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보험사다. 약 30%의 배당성향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주주환원율을 유지하면서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을 구성하는 기본자본 증가폭이 줄어든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 안정권으로 여기는 180%대를 유지해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가용자본 200억 증가에 그쳐…배당액 등 순자산 제외 항목 영향 코리안리의 지난해 말 기준 가용자본은 3조6628억원이다. 연초 3조6424억원보다 204억원 증가했다. 가용자본은 건전성감독기준 재무상태표 상의 부채를 초과하는 순자산(자산금액)에서 손실흡수성의 유무에 따라 일부 항목을 가산 또는 차감해 산출한다.
건전성감독기준 재무상태표 상의 순자산은 3조7423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보다 999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하위 항목인 보통주와 보통주 이외의 자본증권은 동일했고 조정준비금은 연초 대비 1222억원 감소했지만 기타포괄손익누계액과 이익잉여금이 2200억원가량 증가해 감소분을 상쇄했다.
이익잉여금과 보통주 등의 합계로 산출된 순자산에는 불인정항목(지급이 예정된 주주배당액 등)과 재분류항목(자본증권 인정 한도 초과액) 등이 차감돼 가용자본의 양대 축인 기본자본을 구성한다. 지난해 말 코리안리의 순자산 중 불인정항목은 795억원이며, 재분류항목은 5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재분류항목은 연초 대비 692억원 줄었고 배당액 등 불인정항목은 795억원 증가했다. 코리안리의 결산배당 확정으로 지급 예정 주주배당액이 설정됐기 때문이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별도 기준 순이익으로 2861억원, IFRS4 기준으로는 261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이 중 30%인 795억원을 배당했다.
주주친화적 자본정책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IFRS17 도입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요즘 배당액을 조정해 킥스비율을 높이기 적절한 시기였다. 그러나 버퍼 확보보다는 주주환원을 택했다. 오너가 지분이 특수관계인 포함 20%를 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당금 조정은 주주환원 의지가 투영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시장·신용·운영위험 감소가 보험위험 증가 완충 작용 주주환원 등에 가용자본이 제한적으로 증가하는 데 그친 동시에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이 196억원 늘며 지급여력 비율이 감소했다. 특히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과 일반손해보험위험액 등 보험위험이 각각 846억원, 1911억원 증가했다.
코리안리의 지난해 말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은 1조2145억원이다. 해당 위험액은 보험계약의 인수, 보험금 지급 등 보험계약 자체의 요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다. 구체적으로 사망위험은 3626억원, 장수위험 73억원, 장해·질병위험 7473억원, 장기재물·기타위험 290억원, 해지위험 1771억원, 사업비위험 1573억원 등이다.
재보험사의 특성상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 중 대재해위험도 상대적으로 크다. 대재해위험의 한 축인 전염병위험액은 3349억원으로 생명보험이 3251억원, 장기손해보험이 98억원이었다. 또 다른 축인 대형사고위험액은 1619억원이었다. 생명보험과 장기손해보험이 각 688억원, 931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험위험을 제외한 하위위험 항목들이 모두 감소하면서 요구자본 증가분을 감쇄했다. 특히 시장위험액이 연초 대비 1179억원 줄어들며 완충 작용을 톡톡히 했다. 시장위험액은 노출된 금리·주식·부동산·외환·자산집중위험액 등 하위위험액 항목의 합계에 분산효과가 적용돼 산출된다.
지난해 말 코리안리의 시장위험액은 7299억원, 신용위험액 3013억원, 운영위험액 2675억원 등이다. 위험액 합계와 분산효과 1조2730억원이 감액된 기본요구자본은 2조5612억원이다. 여기에 법인세조정액 5680억원, 기타 요구자본 49억원 등이 고려돼 최종 산출된 요구자본이 1조9991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