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의 2024년 3분기 실적발표에서 주요 관심사는 역시 밸류업 계획이었다. 이미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등이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는 등 다소 늦어진 탓에 KB금융이 내놓은 계획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KB금융은 다른 밸류업 계획과의 차별화 지점으로 '지속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꼽았다. 최근 들어 주주환원 지표로 많이 쓰이는 총주주환원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자신했는데 '율'뿐만 아니라 '양'에도 관심을 가져달라 재차 강조했다.
◇밸류업 모드 ON, 핵심성과지표(KPI)도 재설계 KB금융이 지난 24일 진행한 2024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 Q&A 세션은 대부분 밸류업 계획에 대한 질문과 대답으로 채워졌다. 전체 10여개의 질문 가운데 90%가량이 밸류업 질문이었다. 특히 KB금융이 주주환원의 기준으로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들고오면서 CE1비율과 위험가중자산(RWA)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KB금융은 이날 실적발표에 앞서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2024년 연말 CET1비율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2025년 상반기 주주환원 재원으로, 2025년 연중(2분기 기준)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총주주환원율과 RWA 목표치에 대한 질문에 김재관 KB금융 재무담당(CFO)은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따로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순이익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율'과 '양' 모두 의미있는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WA에 대해선 "지난 10년 연평균 RWA 성장률은 6.1% 수준"이라며 "앞으로는 이보다는 낮은 5% 내외 수준에서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조직 역시 밸류업에 맞춰 세팅 중이다. 김 CFO는 "계열사는 물론 영업현장에 이르기까지 핵심성과지표(KPI)를 재설계하는 등 조직 구성원 모두가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게 움직일 수 있도록 경영관리 체계를 정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미 경영진 보상체계에 RWA 등이 반영돼있는데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목표치를 묻는 질문도 나왔으나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CFO는 "당연히 정할 계획이지만 이 자리에서 말하긴 어렵다"며 "경영계획을 수립할 때 계열사는 물론 부문별로 세분화해서 타깃을 정하고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자신감 배경은 '지속적 순이익 증가' 다른 금융지주 대비 밸류업 계획의 경쟁력과 차별화 지점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김 CFO는 "지속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이라는 명확한 답을 제시했다. KB금융의 주주환원 규모는 CET1비율과 연계하기 때문에 CET1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확대되는 구조다.
김 CFO는 "연중으로 13.5%를 지켜나가기 때문에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이러한 밸류업 방안은 우리와 같이 CET1비율이 높은 수준에서 관리가 돼야만 실행 가능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KB금융은 지난 10년간 CET1비율 13% 중반대를 유지한 유일한 금융지주다. 3분기 말 기준 CET1비율은 13.85%를 기록했다. 월등한 수치다.
KB금융의 자신감은 무엇보다 당기순이익이 당분간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나온다. 지난해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당기순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 인하로 이자이익은 줄어들 수 있지만 자본시장 부문에선 비이자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내부에선 보고 있다. ELS 충당부채 기저효과 역시 내년 당기순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밸류업 계획과 관련 없는 질문으로는 내년 순이자마진(NIM) 전망, 올해와 내년 대손충당금 전망 등이 있었다.
이종민 KB국민은행 CFO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3분기 NIM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금리 인하 이후 장단기 금리 역전이 정상화했는데 향후 듀레이션이 긴 자산의 금리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NIM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손충당금과 관련해 김재관 CFO는 "올해 일부 부동산 PF에서 충당금 환입이 이뤄지고 있고 내년에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건전성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충당금 환입에도 불구하고 보수적 기조는 이어갈 것"이라고 대답했다.